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 펀드 투자자들 선진국으로 눈 돌린다

지난달 유럽·북미펀드 순유입… 국내선 1조9,000억 빠져나가


선진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펀드 투자자들이 미국과 유럽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월 한달 동안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북미펀드와 유럽펀드에 각각 335억원, 77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유럽펀드에 자금이 순유입된 것은 2008년 11월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이다. 북미펀드도 지난해 11월 이후 2개월 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8,937억원, 해외이머징펀드에서 213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강세를 이어가던 국내와 이머징 증시가 ▦인플레이션 우려 ▦지수 고점 부담 ▦자본규제 도입 이슈 등으로 투자심리가 약화된 반면 경기지표 회복으로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는 미국ㆍ유럽 시장이 대체투자처로 부각하면서 펀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간 이어진 주식형 펀드 환매로 매물대가 대부분 해소되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과열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이머징펀드보다 경기 반등 기대감이 큰 선진국 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또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1ㆍ4분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넘어 최근에는 이미 지난해 말 바닥을 찍고 반등 중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며 "해외 뮤추얼펀드 역시 지난해 말 이후 선진국 증시로 뚜렷한 유입세를 보이면서 국내 자금 일부가 선진국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뮤추얼펀드 시장에서는 이머징마켓으로의 자금유입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반면 선진국으로의 자금유입은 증가하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EPFR)과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선진국 중심인 글로벌펀드에는 56억달러가 유입된 반면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로는 31억달러가 유입되는 데 그쳤다. 글로벌 자금의 흐름에 변화가 생기면서 선진국 펀드와 이머징펀드의 수익률에서도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북미펀드와 유럽펀드의 수익률은 1주ㆍ1개월ㆍ3개월 등 단기수익률에서 글로벌이머징ㆍ신흥아시아ㆍ브릭스펀드 등 이머징펀드의 성과를 크게 앞섰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의 경우 북미펀드가 3.13%, 유럽펀드가 1.85%를 기록,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0.93%)을 크게 웃돈 반면 글로벌이머징펀드(-0.09%), 신흥아시아펀드(-1.85%), 브릭스펀드(-1.65%) 등 이머징펀드 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국가들의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선진국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서로 엇갈리는 모습"이라며 "브라질ㆍ중남미ㆍ중국펀드가 최근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북미펀드와 글로벌 주식형 펀드 등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수익률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경기 모멘텀 우위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펀더멘털 수준이 양호하고 경기 모멘텀이 살아 있는 신흥국 펀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선진국의 경기회복은 소비와 수요증대와 신흥국의 수출증대로 이어져 신흥국 경기 모멘텀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물가안정에 성공하는 신흥국 위주로 글로벌 자금이 재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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