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터키 지진피해 최상의 원조는 관광객


몇 해 전 필자가 태국 정부 관광청의 홍보를 맡고 있을 때 동남아를 휩쓴 쓰나미로 많은 나라들이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다. 당시 언론은 쓰나미가 휩쓸고 간 곳이 해안 지역 일부였지만 마치 태국 전역이 재해 지역이기라도 한 것처럼 연일 보도했고 이에 관광객들 발길이 뚝 끊기면서 태국 국가 경제는 더 큰 위기를 맞았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성금을 모금해 보내주거나 구조단을 파견하는 등 많은 도움을 줬지만 임시 방편일 뿐이었다. 이에 필자는 주한 태국 대사관과 함께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다시 태국으로 여행을 와달라고 언론을 통해 호소했고 한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태국으로 밀려들면서 관광 산업은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었다. 관광으로 먹고 사는 태국인에게는 하루빨리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주는 것이 절실했던 것이다. 며칠 전 터키 동부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지진이 발생한 반 지역은 터키 동남부에 위치한 곳으로 한국 관광객들이 주로 여행하는 이스탄불 등 주요 관광지와 전혀 무관하다. 그러나 일부 매체에서는 이스탄불까지 위험하다는 오보를 게재, 터키 여행객에게 불필요한 불안까지 주고 있어 관광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터키가 이중삼중으로 고초를 겪을 것이 우려된다. 쓰나미 피해를 입었던 동남아의 경우처럼, 그들을 재건하게 해주는 실질적인 도움은 터키여행을 더 많이 가주는 것이다. 더구나 터키는 남한의 8배, 남북한을 합친 크기의 3.5배에 이르는 거대한 영토를 지니고 있다. 이스탄불에서 지진이 발행한 반 지역과의 거리는 서울에서 일본의 최북단 지역인 삿포로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을 동시에 품고 있으면서 고대 로마 시대의 유적지를 많이 간직한 관광 대국이다. 또한 우리를 '형제의 나라'라고 일컬을 만큼 많은 애정을 지니고 있다. 터키의 비극과 아픔을 쓰다듬어주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일시적인 지원보다 터키로 더 많이 여행을 가주는 것이다. 오는 2012년은 한-터 수교 55주년이 되는 해이다. 아무쪼록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번 터키가 맞은 대지진 참사에 실질적이고 현명한 도움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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