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무장도 안한 빈 라덴 사살

백악관 "총 쏘며 저항하다 피살" 발표 번복<br>'국가에 의한 개인 암살' 논란 확산 불가피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AK-47 자동소총을 쏘며 저항하다 사살됐다는 미 정부 관계자들의 2일 발표가 거짓으로 드러났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 요원들이 빈 라덴과 마주쳤을 때 빈 라덴은 무기를 지니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담당 보좌관이 빈 라덴은 무기를 소지한채 저항하다 사살됐다고 설명한 것을 뒤집은 셈이다. ◇애초부터 생포 않고 죽일 계획?= 미 특수부대 요원들이 무장하지 않은 빈 라덴의 머리에 총격을 가하고 확인사살까지 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 정부가 애초부터 그를 생포하지 않고 사살하려 했음을 의미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에 의한 개인 암살'이라는 국제법상 논란도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빈 라덴이 사살될 공산이 큰 것으로 가정했다. 그를 생포했다면 아프가니스탄의 바그람 공군기지로 신병을 신속히 이송, 미군 함정으로 옮긴 다음 백악관의 후속 지시를 기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특수부대원들이 빈 라덴 은신처에 진입한 직후 1층에서 여성 1명을 포함해 3명을 사살했고 이어 위층을 수색해 나가면서 빈 라덴을 찾아냈을 때 그는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던 빈 라덴을 생포하지 않고 현장에서 사살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카니 대변인은 "가능하다면 그를 생포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상당한 정도의 저항이 있었고, 그곳에는 빈 라덴 외에도 무장한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고 답했다. ◇'부인을 인간방패로'도 거짓= 빈 라덴이 있던 방에는 무장한 다른 인물이 없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카니 대변인은 "당시는 매 순간 언제라도 총격전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고 미군 특수부대 요원들은 고도의 전문성에 입각해 현장 상황에 대처했다. 빈 라덴은 저항했기 때문에 미군의 작전중 사살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빈 라덴이 어떻게 저항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카니 대변인은 또 빈 라덴이 자신의 부인으로 여겨지는 여성을 인간방패로 활용했다는 주장도 불확실하며, 그 여성은 미 요원들에게 덤벼들다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죽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악관은 빈 라덴의 사체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사체가 너무 참혹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니 대변인은 빈 라덴의 사체 사진dl "끔찍하다(gruesome)"며 "사진 공개시 강한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을 고려해 공개 여부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과거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이 교전 중 사망하자 사체를 방부처리한 뒤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카니 대변인은 "과거에 했던 방식대로 사진을 공개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 공개가 국내적으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 등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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