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한ㆍ칠레 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됨으로써 한국도 세계 FTA 경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현재 싱가포르 및 일본과는 각각 2004년, 2005년말 타결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외에도 중국 및 미국, 멕시코, 동남아국가연합(ASEAN) 등과는 공동연구가 시작됐다.
FTA가 시작된 것은 50년대 이후로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GATTㆍWTO 중심의 다자체제가 세계무역체제의 근간을 이루었지만 그와 함께 일부 국가간에 지역무역협정의 의한 경제통합 사례도 증가해 왔다.
일반적으로 FTA는 지난 58년 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베네룩스 3국 등 6개국이 참가한 유렵경제공동체(EEC)를 그 효시로 본다. 지난해 말 현재 발효중인 215개 지역무역협정 중 FTA가 70%를 차지했다. 이후 90년 중반을 기준으로 FTA의 성격이 조금 바뀐다. 80년대까지는 주로 발전단계가 유사한 국가들끼리 체결한 경우가 많았다. 당시는 시장접근에 의한 교역확대가 주된 목적이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이후 FTA는 직접투자 유치, 경제구조조정 등 보다 적극적인 목표 아래 추진됐다. 개발도상국들이 투자유치, 기술이전 등의 목적으로 선진국과 FTA를 체결하기 시작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선진국(미국)과 개도국(멕시코)간의 결합으로 투자가 중심이 된 사례다.
최근에는 경제협력, 투자보장, 인력이동, 경쟁법 조화 등과 같이 경제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떨어진 FTA가 급증, 현재 협상중인 것의 3분의 1정도가 대륙간 FTA로 분석된다.
칠레와 FTA가 발효되면서 우리나라도 FTA 대열에 본격 동참했다. 한ㆍ칠레에 이어 일본, 중국, 미국 등 보다 파급효과가 큰 국가들과의 FTA를 남겨 놓고 있다. 한ㆍ일 FTA는 자동차, 기계, 전자 부문에 피해를 줘 무역적자를 확대시킬 우려가 있고 중국과는 농업개발이라는 난관이 존재한다. 미국과는 FTA 전단계인 상호투자협정(BITㆍBilateral Investment Treaty)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으나 국내 스크린쿼터 축소를 둘러싸고 영화계의 반대가 심하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계각국이 FTA를 경쟁적으로 체결하고 있어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한국경제의 입지가 좁아질 위험이 있다”며 “FTA의 주된 목표를 선진기업 투자유치와 경제체질 강화로 설정하고 지속적인 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각 부문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