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가 6일 내놓은 「최근 경기동향과 지표의 착시현상」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의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경기침체와 재고조정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지표의 착시현상이며 경제성장률의 크기를 정책판단 근거로 삼을 경우 정책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연구소는 이에 따라 단순히 경제성장률만을 가지고 정책판단의 근거로 삼을 경우 큰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한 후 최근 경기지표만을 토대로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긴축정책을 펴야한다는 일부의 주장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높은 7.3%를 기록했지만 이는 성장률 작성의 기준이 되는 지난해가 외환위기의 여파로 GDP 절대 규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상반기 재고투자 효과를 제외한 총수요 증가율은 2.2%에 불과하고 올해 상반기 산업생산지수가 116.8로 지난 97년의 114.5보다 큰폭으로 증가했지만 반도체·컴퓨터·통신기기·자동차 등에 경기호황이 국한돼 업종별 격차도 심화되고 있어 현재 성장률은 실제보다 과대 평가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3.0%포인트인데 이를 제외할 경우 올 상반기 성장률은 4.3%에 불과하며 반도체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지난 95년보다도 높아져 반도체경기가 사라질 경우 심각한 후유증마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실업률도 지난 8월 5.6%로 지난해에 비해 통계상으로는 회복되고 있지만 현재 62만명으로 추산되는 구직포기자까지 포함할 경우 8.3%로 높아지고 일용 및 임시근로자 비중까지 포함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고진갑기자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