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과 이 회사 주요주주인 아이베스트간의 경영권 공방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벽산은 3일 “아이베스트가 증권거래법상 ‘5%룰’을 어겼다”며 “이번 주총에서 아이베스트가 벽산 지분 5%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벽산은 17일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아이베스트는 지분 17.66%를 보유하고 있다. 벽산 관계자는 “아이베스트는 벽산의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 목적’으로 공시하고 있다”며 “아이베스트는 주총에서 정모씨를 상임감사로 선임해줄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지난 2월10일에 보냈는 데 이는 명백히 경영참가 활동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이베스트는 지난달 22일 벽산을 상대로 주주 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다. 당시 아이베스트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주주명부 등사를 신청했으나 벽산이 거부했다”며 “이는 다른 주주들에게 감사 선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할 수 없도록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현재 벽산의 최대주주는 벽산건설로 22.93%를 보유하고 있다.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 및 김성식 벽산 대표 등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을 합할 경우 우호지분은 48.47%이다. 2004년 한 때 40%가 넘는 벽산 지분을 보유했던 아이베스트는 이후 10%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다시 비중을 늘려 현재 22.65%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