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조상 후광 업고 권력·부 독차지" … 中 '홍색귀족' 반감 커진다

덩샤오핑 친구 아들 시진핑·당원로 후손 보시라이등<br>차세대 지도부 요직 대거 등용… 경제계서도 두드러져<br>사치스런 사생활 인터넷 공개되면서 불만 더욱 고조

시진핑 국가 부주석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

주원라이 국제금융공사 총재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

조상의 후광을 등에 업고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부를 독차지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 혁명원로의 자녀들인 '홍색귀족'에 대한 중국 사회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중국인들 사이에서 홍색귀족들이 집안의 배경을 등에 업고 중국 사회에서 특혜를 받고 있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특히 내년에 출범하게 되는 중국 5세대 지도부의 최고지도자로 내정된 시진핑(習近平ㆍ58)이 원로 1세대 자손으로는 처음으로 국가 최고위직에 오르기로 되어 있어 이러한 경향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혁명 원로 자녀들의 사치스러운 사생활이 인터넷에 공개되기 시작되면서 이들에 대한 중국 사회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해 중국 4세대 지도부에서 부주석을 맡기도 했던 쩡칭훙(曾慶紅)의 아들인 쩡웨이가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근처 고급 주택을 3,240만달러에 사들여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으며, 올해 초에는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아들 보과과(薄瓜瓜)와 천윈(陳雲) 전 총리의 손녀인 천샤오단(陳曉丹)의 열애설이 인터넷을 달구기도 했다. 또 이들은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고 유흥비로 많은 돈을 탕진하는 모습을 보여 중국인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최근 중국 인민일보의 조사에 따르면 91%의 응답자가 혁명 원로들의 자손들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10년 간 중국 공산당을 이끌게 될 시진핑은 공상당 창업 2세대들의 모임인 태자당 소속으로, 그의 아버지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시중쉰(習仲勛)이다. 신문은 4세대 지도부에서는 공청단파 출신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이 공산당 원로 자손들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으나 시진핑이 국가주석 자리에 오를 경우 이러한 기능이 발휘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 정치 전문가들 역시 시진핑이 지도부 진출을 꿈꾸는 혁명원로 자손들과 비공식적인 동맹을 통해 '그들만의 모임'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혁명원로의 자손들 중 차세대 지도부에서 주목 받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당서기다. 그의 아버지인 보이보(薄一波)는 중국 공산당의 8대 원로로 꼽히는 인물이다. 보 서기는 충칭시에서 방송 등을 통해 홍색 가요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과거 공산혁명을 연상시키는 좌파 노선을 주도하고 있다. 시 부주석은 올해 충칭시로 날아가 충칭 좌파 모델을 찬양하며 보 서기와의 연대를 과시하기도 했다. 보이보는 1949년 공산정권 수립 후 재정부장을 지냈고, 1956년에는 국무원 부총리에까지 올랐다. 이러한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보시라이는 5세대 지도부에서 상무위원(9명)에 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지난 해 7월에는 중국의 국부인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유일한 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ㆍ41)가 중국 내 최연소 군 장성으로 승진해 할아버지 덕을 톡톡히 본 바 있다. 경제계에서도 이들 혁명원로의 자손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주룽지(朱鎔基)의 아들인 주원라이(朱雲來)는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국제금융공사(CICC)의 총재로 재직하고 있으며, '미스터 위안화'로 불리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혁명원로인 저우젠난(周建南)의 아들이다. 저우젠난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발탁했고, 장쩌민은 저우샤오촨을 인민은행장으로 임명했다. WSJ는 또 원로들의 자녀들이 중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국가 구조의 특성상 공공연하게 중국 공산당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 전문가인 쳉 리는 "(혁명원로의 자녀들은 지금까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제 정치적으로 힘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홍색 귀족'들의 정통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중국인들은 이들이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부를 독차지하고 있는 것에 분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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