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겨우 500만원… 사라진 대주거래

공매도 금지 영향… 지난 18일 기준 500만원 불과 6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올해 한 때 수 백 억원에 육박했던 신용대주(貸株)거래가 최근 들어 국내 증시에서 자취를 감췄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대주거래 잔고는 500만원으로 올 초(291억1,800만원)과 비교해 99.8% 급감했다. 신용대주거래 잔고가 이 같은 수준으로 급감한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신용대주 거래잔고는 올들어 지난 7월까지 꾸준히 증가하며 한때는 40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13일(472억9,200만원)을 정점으로 다시 줄어 단 석 달 만에 500만원까지 줄었다. 신용대주거래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주식을 되사 차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주가가 하락할 때는 대주가 늘고, 상승할 때는 줄어드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상대적으로 안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대주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신용대주거래가 증시에서 사라진 원인으로 지난 8월 10일부터 시행된 공(空)매도 금지를 꼽고 있다. 금융당국이 유럽 위기에 따른 증시 급락을 우려해 투자자들의 공매도 막자 신용대주를 할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용대주거래 잔고는 지난 8월 10일(252억9,800만원)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관계자는 “가장 큰 영향은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라며 “코스닥시장보다 공매도가 많았던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신용대주거래 잔고가 전혀 없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유럽 재정 위기 부각에 따른 변동성 증가도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증시가 오르자 투자자들의 시각이 다소 긍정적으로 바뀐 부분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변동성이 늘어나자 투자자들은 혹시 모를 손실에 대한 불안감으로 무리한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며 “특히 그 첫 번째 순위로 그간 가지고 있던 신용대주 부분을 정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가 안도랠리를 펼치자 투자자들도 앞으로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는 듯 보인다”며 “지난 달부터 하락장에 베팅하는 신용대주거래가 급감하고, 신용거래융자가 늘고 있는 부분이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로 신용거래융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주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신용융자거래잔고의 경우, 지난 13일 이후 증가해 단 나흘 만에 1,000억원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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