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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 이변속 탄생한 새 ★들 빛 발할까

체루이요트ㆍ체르노바 ‘희망적’…블레이크ㆍ몬트쇼 등은 ‘글쎄’

반환점을 돈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판도는 ‘이변 속출’과 ‘깜짝 우승’으로 요약될 수 있다. 지난 31일까지 기대를 모았던 스타 플레이어 중 상당수가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든 사이 새로운 이름들이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개막일 동메달에 그쳤던 스티브 후커(호주ㆍ남자 장대높이뛰기)를 시작으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ㆍ남자 100m),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와 류샹(중국ㆍ이상 남자 110m 허들),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ㆍ여자 장대높이뛰기) 등이 줄줄이 이변과 불운에 희생됐다. 그 틈에서 ‘낯선’ 챔피언들이 무더기로 탄생하며 세계 육상의 중심에 섰다. 이로 인해 새 별들에 대한 평가는 ‘어부지리 우승’과 ‘새 강자 출현’의 경계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존’ 볼트가 뛰어보지도 못하고 실격 당한 남자 100m에서는 볼트의 훈련 파트너였던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에게 돌아갔다. 남자 110m 허들에서도 세계 정상의 선수들이 서로 견제하다 함께 무너진 동안 옆에서 조용히 달린 제이슨 리처드슨(미국)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신바예바가 추락한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는 파비아나 무레르(브라질)가 브라질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여자 400m 시상대 꼭대기에도 시선을 끌지 못했던 아만틀 몬트쇼(보츠와나)가 올라 조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 금메달은 무명의 파벨 보이치에호브스키(폴란드)에게 돌아갔고 남자 1만m 우승도 이브라힘 제일란(에티오피아)의 차지가 됐다. 7종 경기에서는 타티아나 체르노바(러시아)가 새로운 ‘철녀’로 이름을 새겼고 여자 1만m는 비비안 체루이요트(케냐)가 우승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새로운 스타로 가능성을 과시한 선수는 체루이요트와 체르노바가 꼽힌다. 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 5,000m 우승자인 체루이요트는 1만m 우승으로 2관왕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체르노바 역시 최근 기량이 향상 일로에 있어 제시카 에니스(영국)와 세계 무대에서 메달 색깔을 놓고 자주 다툴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선수들은 ‘행운의 우승’이 아님을 스스로 검증해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실력과 기록 모두 아직은 기존 강호들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레이크의 기록은 9초92로 아직 부족하고 리처드슨도 허들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다. 몬트쇼는 스타트 등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고 보이치에호프스키와 제일란도 기록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대구가 별들의 무덤으로 기억될지, 새 별의 배출지로 평가될지는 앞으로 이들의 행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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