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공ㆍ민간의 역할분담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인해 주택시장의 위축세가 뚜렷하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들어서는 민간기업에 대한 분양원가 공개 압력, 금융지원 축소와 함께 철근 등 원자재값 폭등세가 이어지면서 주택공급량이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의 불안한 양상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장기적인 내수침체와 이에 따른 고용불안이 심각한 우리나라 경제여건상 주택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연관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고용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위기에 놓인 주택산업을 정상화시키고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 부문의 명확한 역할분담이 절실하다. 대한주택공사나 도시개발공사 등 공기업의 설립목적은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이다. 이에 부합되게끔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영세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값싸고 튼튼한 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할 것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소유의 땅을 수용하는 만큼 값싸고 튼튼한 양질의 임대주택이나 국민주택 규모 이하 소형평형의 서민주택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처럼 중대형평형의 분양주택 사업이나 임대주택 사업에 직접 나서서 민간주택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아 보인다. 중대형평형의 택지는 낮은 가격으로 민간기업에 공급함으로써 주택가격의 상승을 억제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반면 민간 부문에 있어서는 주택시장이 시장경제원리에 의해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등 정부의 시장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택지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낙후된 주택금융 시스템을 조속히 선진화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고, 이들이 손쉽게 내집을 장만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주택업체들도 과거의 주먹구구식 경영관행에서 탈피해 선진화된 경영기법을 습득함으로써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고품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거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과학적인 수요조사를 통한 차별화된 상품개발ㆍ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철저한 품질관리와 원가절감 노력도 필요하다. 주택시장에서 민간과 공공 부문은 경쟁관계가 아닌 상호보완관계다. 따라서 공공과 민간의 역할분담을 염두에 둔 정부의 일관성 있는 주택정책이 시행된다면 서민주거 안정과 주택산업 선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문경 주택건설협회장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