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車·섬유·조선 울상…항공·철강 희색…전자·정유 덤덤

[가팔라지는 新3고] 원화 가치 상승…산업계 명암<br>수출비중 높은 섬유·유화등 환손실 최소화 부심<br>철강업계 환율 10원 내리면 연 200억 순익 늘어<br>전자업계는 해외 생산·영업비중 높아 영향 미미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위협, 1,000원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산업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자동차ㆍ조선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원화강세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원화절상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인 만큼 원ㆍ달러 환율 1,000원대를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 점검에 나섰다. 반면 환율하락이 반가운 항공ㆍ철강 업계는 수요 증가와 기업실적 개선을 기대하며 환율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묘책 마련에 돌입했다. 해외 생산체제를 구축한 전자업계와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업계는 당장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장기적인 환율 움직임을 따져보는 분위기다. ◇유화ㆍ섬유ㆍ자동차 울상=수출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업체들은 환율 하락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대응책 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LG화학은 매출의 절반 이상이 외화로 발생하고 이 가운데 달러가 약 90%를 차지하고 있어 환손실 최소화가 관건이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발생 가능한 최대 환차손을 계량화하고 목표치를 초과하는 환리스크에 대해서는 차입금ㆍ선물환 등을 통해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수출하는 섬유업계도 고민이 커졌다.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매출이 200억원가량 감소하기 때문이다. 섬유산업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원재료 구입가격 하락으로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더라도 업계 전체적으로 70억원 수준의 채산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환율하락이 부담스럽기는 자동차회사도 마찬가지. 다만 엔화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액이 약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 떨어지는 현대ㆍ기아차는 해외 현지법인 운영 등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 초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아반떼를 생산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K5를 오는 7월부터 조지아 공장에서 만든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환율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900원대 환율에도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해 환율 하락을 돌파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업계도 환율 하락으로 신규 수주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수주한 선박의 경우 헤지를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있지만 신규 수주에서는 원화가치 절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일본 등에 비해 떨어지게 됐다"며 "중소 조선사들은 환 헤지 비율이 낮아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철강ㆍ항공 업계 희색=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는 제조업체와 달리 환율 하락을 즐기고 있다. 환율이 떨어져 원화가치가 높아지면 한국발 여객 수요가 증가해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내려가면 연간 200억원의 영업이익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항공기 구입 등에 따른 달러 부채가 많은 항공업체 입장에서는 환율이 떨어지면 외화평가 이익도 거둘 수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9년과 2010년 국내 항공업계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데는 환율이 내려간 영향도 있다"며 "항공업계는 환율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 역시 환율 하락이 오히려 기업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순이익이 연간 200억원 증가한다. 동국제강은 100억원의 순이익 증가가 가능하다. 철광석과 유연탄 등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만큼 원화 절상이 철강업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다만 자동차 등 후방산업이 원화 절상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면 결국 자동차강판 등의 수요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 ◇전자ㆍ정유 덤덤=전자업계는 해외 생산 및 영업 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원화 강세 장기화라는 환경 변화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2011년 경영계획을 달러당 1,080원에 맞춰놓았다. LG전자도 아직 비상대책을 수립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원화강세 흐름이 일부 사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보고 매출채권ㆍ매입채무 등 운전자본 변동을 하루 단위로 파악하고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이 동전의 양면이다. 정유업체는 원재료인 원유 수입에 따른 상당 수준의 외화부채가 있는 동시에 석유제품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처럼 환율이 하락할 경우 환차익 발생으로 영업외이익은 증가하는 반면 수출단가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하므로 세전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사내에 환관리위원회를 두고 최근 환율 동향을 주시하면서 환헤지상품 가입 등을 통해 환율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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