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줄이자 보험권은‘풍선효과’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자 금융 소비자들이 보험사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에 대한 압박에 나서자 보험권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생명보험사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5조6,300억원에서 7월말 5조6,800억원으로 급증했다. 6월29일 가계부채 종합대책 이후 한달 만에 500억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도 같은 기간 12조7,100억원에서 12조7,600억원으로 500억원 늘었다. A사의 한 관계자는 "5월까지 감소 추세였던 부동산담보대출이 6월 이후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라면 8월에는 7월의 2배 수준인 1,000억원가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B생보사의 약관대출도 지난달 46억2,500만원 증가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15일까지 65억6,700만원이나 급증했다. B사의 신용대출 잔액도 7월과 8월에 각각 76억4,100만원과 37억1,100만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개인고객 대출이 6월부터 늘어난 데 대해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자 상대적으로 보험권의 개인대출이 증가했다고 풀이했다. B사 관계자는 "올 들어 증가세를 보이던 약관대출이 이달 들어 눈에 띄게 급증했다"며 "가계대출에 대한 압박과 증시 폭락 등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C생보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들어 감소세를 보이던 부동산담보대출은 6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월별 증가액은 6월 52억2,400만원에서 7월 179억1,000만원, 8월(12일 기준) 66억1,300만원으로 급등했다. 약관대출도 7월 106억1,500만원 늘어난 데 이어 8월에는 2주 만에 78억9,800만원의 증가폭을 나타냈다. 외국계 D사의 경우 지난달 감소했던 약관대출이 이달 들어 보름 만에 80억3,600만원 늘어났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제한이 지속되면 비교적 대출이 쉬운 약관대출 같은 보험사의 대출 증가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