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불황시대] 중고품 안 걷히고 경제범죄는 늘고

가구·가전품등 아껴쓰기운동 확산…재활용센터 매출 평균 20%감소 '울상' 불황이 계속되면서 중고품을 판매하는 재활용센터들까지 울상을 짓고 있다. 불황에 값이 싼 중고품을 판매하는 재활용센터가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반대로 팔 물건이 없어 손님을 그냥 돌려보내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16일 송파구 문정동 소재 고쳐쓰기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이곳으로 들어온 중고품 물량은 1,000점 정도. 지난해에는 월평균 1,200점, 이사 성수기 등이 낀 달에는 1,500점까지 입고됐었다. 그동안 관내 주민들이 버린 물건 중 쓸만한 가구나 가전 등을 무상으로 수거, 수리한 후 저렴한 값에 되팔아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왔지만 요즘에는 ‘쓸만한’ 물건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센터측 설명이다. 김종학 송파고쳐쓰기센터 관리장은 “경기가 나빠 사람들이 웬만하면 새 걸로 바꾸지 않고 쓰던 물건을 고쳐 쓰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중고품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게다가 이사 가는 사람이 많아야 중고품이 많이 나오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 탓인지 이사하는 사람도 줄어들어 나오는 물건이 더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노원구 재활용센터도 3~4년 전에 비해 매출이 40% 정도 줄었다. 장성이 노원재활용센터 소장은 “냉장고의 경우 하루 10명이 찾으면 1~2개만 물건을 대는 실정”이라며 “IMF 때도 이렇게 사정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은평구 재활용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 은평구 재활용센터의 한 관계자는 “중고품을 찾는 사람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인 데 반해 중고품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아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재활용센터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생활자원재활용협회 조홍연 사무국장은 “경기가 어렵다 보니 유통이 잘 안되는 데 반해 건물 유지비나 각종 세금 등 비용은 오히려 늘어나 전체 재활용센터들의 매출이 2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사기사건 27%증가 10년만에 최고…작년, 배임·횡령도 30%, 14%씩 증가 경제불황의 여파로 지난해 사기ㆍ배임 등 경제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최근 발간한 '2004 경찰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기 범죄는 모두 23만1,951건이 발생, 전년도 18만3,327건에 비해 무려 27%나 늘어 최근 10년 내 최고 증가세를 기록했다. 배임 역시 4,416건으로 전년(3,386건)에 비해 30%나 늘었고 횡령 범죄도 1만9,600건에서 2만2,286건으로 14% 증가했다. 그러나 두 범죄의 발생 건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인 지난 98∼99년보다는 적은 수치였다.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 범죄도 1만9,582건으로 2002년(1만4,347건)보다 무려 37%나 증가했고 절도도 18만7,352건으로 전년(17만8,457건) 대비 5% 늘며 10년 사이 가장 많았다. 이처럼 재산범죄가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범죄발생 건수도 증가해 지난해 189만4,762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83만3,271건) 대비 약 3% 증가한 규모로 최근 10년간 전체 범죄발생 건수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상시화, 신용불량자 증가, 실업률 상승 등 경제난의 영향으로 지난해 경제범죄가 전반적으로 늘었다"며 "특히 제도 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신용불량자의 증가로 사기 범죄가 크게 증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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