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흡충(간디스토마) 감염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간담도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암코호트연구과 신해림.임민경 박사팀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낙동강 하류와 춘천, 충주 등 국내 3개 지역에 사는 성인 3천명을 대상으로 간흡충 감염현황과 간담도암 발생률 및 사망률을 역학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의대와 성균관의대, 경상의대, 건국의대, 서울대보건대학원,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이 분야 국제학술지 최근호(American Journal of Tropical Medicine and Hygiene)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대변 내 간흡충 양성률은 낙동강 하류지역 주민이 31.3%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이 충주 7.8%, 춘천 2.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낙동강 하류 주민과 충주 주민의 감염률은 보건복지부에서 2004년에 조사한 전국 평균치 2.9%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다.
특히 간흡충은 남자가 여자의 1.3배, 술을 마시는 사람이 마시지 않는 사람의 1.2배, 민물 생선회를 먹는 사람이 먹지 않는 사람의 1.5배 등으로 감염률이 높았다.
조사대상지역의 간담도암 발생률 또한 낙동강 하류 주민이 인구 10만 명당 5.5명으로 충주(인구 10만 명당 1.8명), 춘천(인구 10만 명당 0.3명)에 비해 크게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간흡충 양성율과 간담도암 사이에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간흡충은 길이가 1㎝ 정도에 불과한 기생충으로 담석과 황달을 유발하며, 일부는 담관암으로 진행된다. 민물고기를 조리한 도마나 칼 등으로 다른 음식을 조리할 때도 감염되며, 감염 후 길게는 30년 이상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암연구소에서는 간흡충 감염이 간담도의 염증을 유발하고 간담도세포의 과형성증 혹은 이형성증을 일으킨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해림 박사는 "낙동강 하류지역의 경우 간흡충증 및 간담도암 예방을 위해 민물생선회를 먹지 말고 간흡충에 감염됐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면서 "앞으로간흡충 감염과 간담도암 발생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한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