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고규영 KAIST 교수

암 성장·전이 막는 이중혈관 차단제 개발<br>혈관신생 촉진 시키는 또 다른 성장인자 발견<br>단독 차단제보다 효과 탁월<br>암 치료제 새 전기 마련

고규영(왼쪽) KAIST 교수는 암 성장과 전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혈관신생 차단제를 개발해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고 교수가 연구실에서 학생과 함께 연구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인체에 악성 종양(암)이 발병해 성장하고 전이하려면 몸 속에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혈관신생 과정에는 수십 가지의 성장인자와 그에 해당하는 수용체가 관여한다. 지금까지 의학계에서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가 혈관신생에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이 VEGF를 억제하는 항암제인 아바스틴을 개발해 암 환자들에게 투여하고 있다. 문제는 이 항암제의 항암 효과가 기대한 만큼 크지 않고 오히려 암의 진행을 촉진시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고규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기존의 VEGF 이외에 '안지오포이에틴2(Ang2)'이라는 또 다른 성장인자가 혈관신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고 VEGF와 Ang2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이중혈관 성장차단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암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의 전기를 마련했다. 고 교수팀은 실험동물 모형에 VEGF 억제제를 투여하자 Ang2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VEGF에 결합하는 수용체 단백질 조각과 Ang2에 결합하는 수용체 단백질 조각을 결합해 새로운 개념의 이중혈관 성장차단 단백질을 고안했다. VEGF와 Ang2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혈관 성장차단제(double anti-angiogenic proteinㆍDAAP)를 개발해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기존의 VEGF 단독 차단제보다 암 성장은 2.1배, 전이는 6.5배 가량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 교수는 "VEGF와 Ang2를 동시에 차단하면 더욱 효과적인 항암효과와 암 전이 억제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결과"라면서 "두 성장인자를 동시에 차단하는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암 분야 최고 권위를 지닌 학술지 '캔서 셀(Cancer Cell)'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또 고 교수는 인체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세포인 T임파구에서 분비되는 물질인 인터페론이 림프관 신생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동물실험을 통해 새롭게 발견했다. 림프관 신생은 몸 속에 새로운 림프관이 만들어지는 현상으로 면역기능 유지와 염증 억제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고 교수는 인터페론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면 면역기능을 촉진시켜 백신치료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내 새로운 백신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고 교수는 "예방과 치료 효과는 탁월하지만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암 치료제를 개발해 인류에 공헌할 수 있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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