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헤지펀드 7월수익률 급상승/‘동남아외환위기 주범’ 반증

◎상반기 평균 10.3%/한달새 2배나 껑충【뉴욕=김인영 특파원】 동남아시아 외환시장에 개입, 통화 위기를 초래했다고 비난받고 있는 미국의 헤지 펀드들이 지난 7월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위크지 최근호에 따르면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퀀텀 펀드의 수익률은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14.0%에 불과했으나, 7월말 현재 27.1%로 급등했다. 동남아 통화 위기가 발생한 7월 한달동안 퀀텀 펀드는 지난 상반기 6개월 동안의 수익에 버금가는 수익을 챙긴 것이다. 퀀텀 그룹의 방계 투자회사인 쿼터 펀드의 수익률도 지난 1∼6월 50%에서 7월말에는 70.3%로 높아졌다. 퀀텀 펀드는 지난해 자금 운영을 잘못하는 바람에 수익률이 마이너스 1.5%를 기록했지만, 지난 7월의 수익 확대로 그동안의 손실을 보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줄리안 로버트슨이 중심이 된 타이거 펀드 계열의 재규어 펀드는 지난 상반기중 0.7%의 수익률을 기록, 거의 이익을 보지 못했으나, 7월말에는 11.7%로 수익이 급격히 늘어났다. 헤지 펀드 평균 수익률은 올 상반기중 평균 10.3%에 불과했으나, 7월말 현재 19.1%(추정)로, 동남아 위기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는 헤지 펀드들이 지난 7월에 집중적으로 수익을 올린 것은 태국의 바트, 말레이시아 링기트, 필리핀 페소화 등 동남아 외환 시장에 개입, 통화 폭락에 따른 막대한 환차익을 챙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6월 중순 헤지 펀드들은 바트화를 비롯, 동남아 통화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 가지고 있던 동남아 돈을 대거 매각했으나, 태국 정부가 바트화 고평가 정책 유지를 고수하는 바람에 엄청난 장부상 손실을 보았다. 그러나 태국 정부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7월 2일 바트화를 18% 평가 절하하는 과정에서 헤지 펀드들은 장부상 손실을 보전하고 상당한 이득을 챙겼다. 비즈니스 위크는 최근 동남아 국가가 평가절하 정책으로 방향을 바꾸자, 퀀텀·타이거 등 대규모 헤지 펀드들이 보다 수익성 있는 곳으로 투자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 통화 사태 이후 유럽 통화 하락, 러시아 주식시장 상승, 미국의 채권 이자율 하락 등이 헤지펀드들이 새롭게 수익을 챙기는 좋은 시장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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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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