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프랜차이즈·자영업자들 '구제역 직격탄'<br>매출 30~50% 줄고 창업문의도 끊겨<br>"영세업자 휴·폐업 크게 늘어날것" 울상
| 구제역 여파로 돼지고기 값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는 설 대목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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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고기류 외식 브랜드와 영세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기 가격 급등으로 가격을 올려도 모자랄 판국에 매출마저 줄면서 손을 쓰지 못하는 점포가 부지기 수고,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창업 관련 문의도 뚝 끊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구제역 등의 확산세가 주춤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이번 겨울에 영세 자영업자의 휴ㆍ폐업도 크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육류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물론 요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들까지 구제역 확산의 그늘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특히 돼지고기 및 한우 전문점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전국에 140여개 가맹점을 갖고 있는 돼지고기 및 한우 전문점 웰빙마을은 구제역 이후 매출이 급감, 울상을 짓고 있다. 웰빙마을 관계자는 "점포 마다 적게는 30%, 많게는 절반가량 매출이 줄었다"며 "평소 같으면 하루 3~4통 오던 가맹점 개설 관련 전화 문의도 요즘에는 일절 없다"고 한숨 지었다.
그는 "돼지의 살 처분 물량이 전체의 25%수준까지 올라가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가격을 상향 조정했지만, 고기 가격이 계속 올라 고민"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성수기인 5월이 와도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우 관련 브랜드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다. 등심플러스, 육회포차 등을 운영하는 다하누 관계자는 "연말연시 최대 대목에 한파와 구제역이란 악재를 만나 매출이 전년비 20~30% 감소한 곳도 적지 않다"며 "돼지에 비해 한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구제역 칼바람에 회식 수요가 줄어든 것도 한몫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호주산 고기와 한우를 사용하는 샤브샤브 전문점 채선당은 가맹점에 납품하는 고기 1kg당 가격을 연초 5%전후로 올렸다. 가맹 점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진 셈이다. 채선당 관계자는 "한우는 구제역 여파로, 호주산의 경우는 출하량 감소와 중국과 러시아의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올라 이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아닌 영세 자영업자들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서울역 인근 모 한식당 사장은 "삼겹살을 3주전부터 메뉴 판에서 뺐다"며 "가뜩이나 손님도 줄었는데 삼겹살은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푸념했다.
튀김닭 브랜드들은 일부 지역에 한해 수급 차질을 빚고 있지만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다만 AI 확산세가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연구소 소장은 "올 겨울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혹독한 시련의 계절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업종 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의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