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눈] 다시 고개 드는 노사정위 무용론

19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기자 브리핑이 있었다.

노사정위가 운영 중인 3개의 의제별 위원회 중 고용유인형 사회안전망위원회에서 도출한 합의문을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브리핑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자들 사이에서 '알맹이가 없다' '뜬구름만 잡는다'등의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근로장려세제(EITC) 대상을 근로소득자나 일부 사업자뿐 아니라 오는 2015년부터 모든 자영업자에게 확대한다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최대 200만원까지만 가능한 EITC를 당선인의 공약 대로 300만원으로 늘린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으나 고작 'EITC 대상과 지원수준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노사정위의 발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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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탄력적 고용보험료율을 도입한다는 얘기가 새로웠다. 현재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보험료율을 실업급여 지급 부담수준을 감안해 차등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책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실 노사정위의 헛발질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무려 33차례의 회의 끝에 지난해 10월 세대간 상생위원회가 합의에 이른 내용은 '일자리 미스매치 완화를 위해 임금격차 해소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한다' '청년고용 확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모색한다'등이 전부였다.

노사정위의 무용론ㆍ흡수합병론 등이 잊을 만하면 나오는 까닭이다. 고용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사석에서 "합의할 것도 없는 내용을 가지고 만날 합의만 하자고 한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노사정위는 김대중 정부가 막 출범한 1998년에 등장한 대통령 소속 자문 기구다. 문자 그대로 노사정이 모이는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설치됐다.

노사정위가 처음 등장한 지 벌써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대화와 소통이라는 과정에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시기는 진작에 지났다는 뜻이다.

20일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된다. 의혹이 사실로 굳어져 낙마할까 봐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은 장관 내정자만이 아니다. 노사정위 역시 뾰족뾰족 가시 돋친 방석 위에 위태로이 얹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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