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화환율 연일 급등세/브레이크없는 환률… 1불=1,000원 눈앞

◎불안심리 따른 가수요 외환위기 부추겨/해외차입 ‘막막’ 당국 무책도 한몫최근의 환율폭등은 「불안감」에서 출발한다. 외환시장 안팎의 온갖 악재는 시장참가자들의 불안감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당국은 늘 『불안심리가 문제』라며 『불안심리에 따른 가수요를 없애면 환율은 안정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27일 환율동향은 불안심리뒤에 도사린 구조적인 환율상승압력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날 환율은 기준환율보다 2원10전 높은 달러당 9백30원에 개장돼 당국의 개입설로 한때 9백29원으로 내려앉기도 했으나 엄청난 상승압력을 이기지 못한 채 9백42원까치 치솟았다. 일주일전인 지난 20일 기준환율인 9백14원80전에 비해 27원20전이나 높은 수준이다. ▲나라 안팎의 주가폭락 ▲외국인투자가들의 지속적인 투매 ▲외환시장 개입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외환보유액 수준 ▲오는 11월3일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이후에 대한 근거있는 불안감 ▲기업들의 해외자금 차입난 등이 겹쳐 외환시장의 위기의식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한도확대이후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내다봤던 증시관계자들도 이젠 투자자금 신규 유입규모를 「많아야 1억∼2억달러」정도로 예상하는 상황이다. 매달 6억∼8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외수지 적자를 외면한 채 무역수지 흑자반전과 자본도입에 따른 종합수지 흑자만 강조하던 당국도 이젠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달중 외환시장에서 환율급등을 위해 풀어놓은 달러가 3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과는 아무 것도 없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가 한국의 국가신인도를 한단계 떨어뜨린 이후 포철, 한전, 산업은행 등의 해외차입금리가 급등하고 그보다 신인도가 낮은 일반 기업들의 외화차입길이 막히는 현실도 새로운 걱정거리로 등장했다. 여기에 더해 외환당국의 무책임한 대응도 문제롤 꼬이게 하고 있다. 외환당국의 한 축인 재정경제원의 실무자들은 이날 환율이 달러당 9백42원까지 폭등하는 순간 단 한명도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국회에 나가 대정부 질의에 답할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곧 달러당 1천원시대가 온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기 시작하고 있다. 문제는 「1달러 = 1천원시대」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충격과 변화를 몰고올지 아무도 모른다는데 있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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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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