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減稅정책 전문가들 긍정적 반응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규모 감세정책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경제전문가들이 점차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재정 쪽에서 `캄풀주사'를 놓아야 할 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시 당선자는 10년간 세금 1조3,000억달러 감면을 주요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늘어나는 재정 흑자를 재원으로 국채 상환과 사회보장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클린턴 행정부의 주장에 동조하는 유권자가 많아 별 주목을 끌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잘 나가던 경제가 돌연 하강 국면으로 돌아서자 부시 당선자의 감세 공약은 힘이 붙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시 당선자는 재정 흑자를 몽땅 세금 감면에 쏟아부을 것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단계적 소득세 인하안을 제시했으나 경제 사정이 악화되자 로런스 린지 백악관경제보좌관 내정자는 감세 일정을 더욱 앞당기자고 주장하는 형편이다.
민간 전문가들 뿐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도 몇 주 전만 해도 대규모 감세에 강력히 반대하던 자세를 누그러뜨리고 타협의 여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의 태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대선 기간에 재정 흑자는 국채 상환에 써야 한다며 감세 공약에 제동을 걸었으나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증언할 때에는 당초 입장을 수정, 감세 정책을 지지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뉴욕=이세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