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의 불안정성은 지난해 신세기통신 주식을 매각하면서 극적으로 해소됐다.남은 문제는 화섬경기. 90년대 들어 심각한 공급과잉상태를 보였던 화섬경기는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수요처인 중국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여 2002년부터는 호황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다만 환율하락이 수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여 먹구름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상태.
◇3세대 경영자=코오롱 이웅렬(李雄烈)회장은 3세대 경영자다. 동년배의 벤처기업가가 코스닥시장에 즐비하다. 벤처기업의 주가급등등 달라진 시장환경이 李회장의 경영관에 자극이 됐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보인다. 경영마인드가 달라졌음은 경영지표가 시가총액이나 EV/EBITDA등으로 바뀐데서 알 수 있다. 주가관리에도 열심이다. 자사주펀드 100억원을 조성해 유통주식수를 줄이고 있다. 벤처로부터 배운다는 자세로 임원을 테헤란 밸리에 파견시키기도 했다. 열린 경영마인드와 투명경영이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신영증권은 『거래소시장에 속한 굴뚝산업이지만 경영진의 마인드는 벤처수준』이라며 『보수적색채를 탈피한 코오롱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명공학 진출=코오롱그룹의 경영비전은 생명공학과 핼스케어 산업이다. 이는 이 회사가 28일 세계 두번째로 인공신장용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데서 잘 드러난다. 이번에 개발된 혈액투석기용 신소재는 소염진통제, 관절염치료제, 투명플라스틱에 이은 4번째 개발성과다. 건강의학산업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현재 화섬, 필름등의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신사업으로 구조조정 중이다. 최근의 성과와 경영진의 마인드등을 비추어볼 때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영업·재무분석=코오롱의 지난해 순이익은 최대 1,490억원(신영증권 분석)에서 최소 1,153억원(대우증권 분석)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코오롱의 순이익은 사실상 신세기통신의 매각에서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가증권매각 특별이익이 무려 2,222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00억원정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지난해 화섬경기 부진으로 다소 줄었지만 올해는 8%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평균정도의 매출증가율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 매각차익에 힘입어 업종평균보다 훨씬 높은 자기자본이익률(지난해 15.5%)을 기록했던 코오롱은 그러나 올해에는 4.6%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부채비율도 크게 낮아졌다.
다만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 사채등 주가를 희석시킬 물량이 679만주나 잠재돼있다는 점이 악재다.
◇애널리스트 전망=세종증권 강석필연구원은 『이 회사는 영업전망등을 고려해볼 때 더 이상 나빠지진 않을 것』이라며 『코오롱상사등 그룹의 리스크가 제거된 점도 호재』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식시장의 차별화가 주가반등의 걸림돌』라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성경호대리는 『경영진의 마인드등 무형자산이 풍부한 회사』라며 코오롱의 적정주가를 1만7,000~1만8,000원 이라고 내다봤다.
이장규기자JK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