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규하 대통령이 20년 넘게 살았던 가옥이 생존 당시의 원형 그대로 복원돼 역사문화 공간으로 개방된다.
서울시는 마포구 서교동 467-5번지에 있는 최 전 대통령 가옥의 원형복원 작업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시는 이달 중 이 가옥에 대한 정밀안전진단과 복원설계에 착수해 오는 12월까지 복원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 1972년 건립된 최 전 대통령 가옥은 지하 1층, 지상 2층에 부지 면적은 359.7㎡, 건물 총면적은 330㎡ 규모로 2008년 10월 서울시 등록문화재 413호로 지정됐다. 시는 지난해 7월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이 가옥을 유족에게서 매입했다.
가옥은 평생 청빈한 삶을 살았던 고인의 모습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꾸며진다. 최 전 대통령 부부가 평소 ‘살 수 있을 정도면 된다’며 사치를 경계해온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고인이 방문객과 담소하던 응접실에는 앉은뱅이 책상과 철 지난 달력을 잘라 만든 메모지, 21인치 텔레비전, 50년 된 선풍기, 중고 소파와 탁자 등 검소하고 알뜰한 살림살이들이 전시된다. 부인 홍기 여사의 방에는 장남 윤홍씨가 월급을 타올 때마다 여사가 1원짜리 동전을 모아둔 지갑 등이 진열된다.
제1차 오일쇼크로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던 국무총리 시절 "여러분의 노고를 잊지 않기 위해 평생 연탄을 때겠다"며 광부들에게 한 약속을 몸소 실천한 증거인 연탄 보일러와 연탄창고도 원형대로 전시된다.
최 전 대통령은 청와대 외교특보 시절인 1973년 이 집으로 이사했으며 12대 국무총리에 임명된 1976년 총리공관으로 이주했다가 대통령에서 퇴임한 1980년 이곳으로 돌아와 2006년 서거할 때까지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