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 전문가 진단

경제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소비와 건설투자가 빠른 경기회복을 주도했고 하반기 역시 수출과 설비투자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안심하기는 이른 만큼 정부는 대내외적 불안요인을 줄이고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조동철 KDI 거시경제팀장=올 1ㆍ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5.7%를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올해 연평균 성장률은 6%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미국경제의 경기회복속도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건 미국경제가 급락하거나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욱 악화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일본경제 상황, 국제유가 동향, 반도체 가격 등은 우리 경제주변에 항상 맴돌던 정도의 불확실성이다. 가계대출 급증 및 부동산가격 상승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누적돼 경제 전반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경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금리 및 통화정책은 점차 보수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출 및 통화량 증가율, 부동산 가격 및 임금의 오름세를 볼 때 올 하반기 중 점진적인 통화정책의 기조변경이 필요하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상반기 내수주도 성장은 하반기 수출주도 성장으로 전환하고 연간 경제성장률은 7%대에 이를 전망이다. 하반기 수출이 회복되는 것은 반도체ㆍ정보통신 등 IT제품의 수출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작년 하반기 수출이 급락한 데 따른 통계상 반등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연 6%대, 수출은 8%대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하반기 민간소비는 소폭 둔화되겠지만 높은 가계부채 수준은 향후 소비증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대내외 경제환경을 안심하긴 이르다. 정책기조는 경기과열에 대비한 경기관리를 기본골격으로 유지하면서 침체위험에 대해선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실용적 정책'이 요구된다. 단순히 지표상의 성장을 달성하려고 하기보다 자산가격ㆍ임금ㆍ물가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호흡이 긴 성장'을 실현해야 한다. ◆박동철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대내외적 불안요인으로 인해 큰 폭의 성장률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하반기에만 6%대 중반의 성장률을 달성, 올해 경제성장률을 6%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성장세는 다소 둔화될 것이다. 특히 민간소비는 '주5일 근무제'등에 따른 소비진작 효과로 둔화 정도가 미미할 것이다. 정책당국은 경제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중립 혹은 안정기조로 유지하면서 미세조정 효과를 극대화 시켜야 할 것이다.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통상마찰, 선거 등 대내외적 교란요인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저금리 기조는 유지시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투자심리를 위축되지 않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기승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하반기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수출은 미국경기와 맞물리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반도체를 제외한 일부 IT품목과 자동차ㆍ가전 등의 수출호조에 기술적 반등효과가 겹쳐 올 하반기 수출증가율은 10%를 웃돌 것이다. IT경기는 올 하반기 소폭상승을 거쳐 2003년경엔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중에도 현재의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므로 점진적인 긴축기조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기선택에선 신중할 필요가 있다.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인상 시기와 폭은 인플레이션 대책이라는 금융정책의 본질적인 기능과 묶어 논의해야 할 것이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센터소장=상반기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지만 수출과 설비투자의 본격적 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 수출이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지만 미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경기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처럼 수출이 부진하다면 설비투자를 늘려 생산능력을 확장할 필요가 없다. 올 연간 경제성장률은 낮은 6%가 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물가는 하반기에 점차 높아져 연말엔 3%후반까지 가겠지만 연간 3.5%에 그칠 것이다. 만약 내수증가세가 지속되고 수출과 투자의 본격회복이 가세한다면 추가금리인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제적'인 금리조정보다 '필요한 만큼' 금리가 올라간다는 걸 시장참가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하반기엔 제한적 경기조절책을 지속하면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미시경제적 요인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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