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中, 홍콩 통한 해외투자 확대할 것"

재정부 보고서 "유럽 위기, 첨단기술 확보 기회 활용 가능성"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유럽 재정위기를 틈타 홍콩을 경유한 해외 기업사냥과 자원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정부 분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5일 '중국 대외투자의 새로운 경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최근 재정위기를 해외광산이나 첨단기업에 투자할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정부는 제12차 5개년 계획기간인 2011년에서 오는 2015년까지 외환보유액 조정과 해외자원 확보를 위한 해외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정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 중국 발전개혁위원회가 지난 2월 대외투자시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금액을 상향 조정했다는 점을 들었다. 위원회는 당시 자원ㆍ에너지 분야의 승인기준을 3,000만달러에서 3억달러로, 대규모 외환투자를 1,000만달러에서 1억달러로 각각 10배 올렸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중국의 비금융 분야 대외직접투자는 239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의 178억4.000달러에 비해 44%가량 증가했다. 중국의 대외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부터 급격히 늘었다.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자 해외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외환보유액 과다 보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고 외국의 첨단기술과 자원을 확보한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실제 중국의 해외투자 규모는 2007년 265억달러에서 2008년 559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688억달러로 700억달러에 육박해 세계 5위의 해외 투자국에 올랐다. 투자방식도 직접 투자보다는 홍콩을 통하는 우회투자로 바뀌고 있다. 투자대상국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2005년 중국 컴퓨터 회사인 레노보가 IBM의 개인용컴퓨터(PC) 사업을 인수하는 등 한때 직접투자 붐이 일었지만 2009년 호주 광산업체인 리오틴토 인수에 실패한 것이 투자방식 변화의 계기가 됐다. 중국 국영기업인 차이날코는 해외 철광산 확보를 위해 리오틴토 인수를 추진했지만 호주 정치권에서 중국 위협론이 고개를 들면서 인수가 무산됐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해외투자는 홍콩에 법인을 설립해 해외기업을 인수하거나 금융기관 및 상공회의소를 활용해 해당 국가의 규제를 피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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