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의대 강주섭(姜柱燮·약리학) 교수팀은 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이 인체내 말초기관에서 포도당이 흡수되도록 하는 인슐린의 작용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이는 면역억제제가 성인형(제2형)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첫 연구사례로 임상연구 학술지인 세계이식학회 학회지(TRANSPLANTATION PROCEEDINGS·8월호)에 동물실험 결과로는 이례적으로 게재, 학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강교수팀은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도록 유전자 조작된 흰쥐를 3개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에 포도당, 포도당과 인슐린, 포도당과 인슐린, 면역억제재를 장기투여한 뒤 혈중 포도당 농도를 측정했다는 것.
이결과 포도당만을 투여한 쥐의 혈중 포도당 농도를 기준(100%)으로 했을 때
포도당과 인슐린을 투여한 쥐의 혈중 포도당 농도는 28.2%, 포도당과 인슐린, 면역억제제를 투여한 쥐는 48.6%로 나타났다. 포도당과 인슐린을 투여한 쥐는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작용, 포도당이 세포 내로 흡수돼 혈중 농도가 낮아졌으나 여기에 면역억제제를 함께 투여한 쥐는 면역억제제가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 혈중 포도당 농도가 20.5%나 높아진 것이다.
이는 신장·심장·골수·간 등 장기이식에서 환자의 면역체계가 새로 이식된 장기를 거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면역억제제가 성인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어서 이런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이 적용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 원인은 크게 췌장내 베타(β)세포 이상으로 인슐린이 생성되지 않는 소아형(제 1형) 당뇨병과 인슐린이 생성돼도 그 작용메카니즘에 문제가 생겨 포도당을 분해하지 못하는 성인형(제 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지금까지 면역억제제가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기능을 억제, 소아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성인형 당뇨병까지 일으킨다는 것은 강박사팀이 처음 밝혀낸 것이다.
강교수팀은 면역억제제가 인슐린 내에서 포도당을 인지하는 부위인 수용체의 기능을 방해, 당뇨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연구결과가 장기이식환자의 당뇨병 등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 개발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교수는 『이번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면역억제제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는지 밝혀내고 면역억제제를 장기 투여 받고 있는 환자에게 실제로 성인형 당뇨병이 발생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정섭기자SHJ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