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태조 왕건` `제국의 아침`에 이은 KBS의 고려사 시리즈 3탄 `무인시대`가 다음달 8일 KBS1TV에서 첫 방송된다.
`무인시대`는 무신정변이 일어난 의종24년(1170년)을 기점으로 이의방-정중부-경대승-이의민 등의 집권자를 거쳐 최씨 정권을 탄생시킨 최충헌의 죽음(1219년)에 이르는 50여 년간의 역사적 격동기를 그린다. 총 150부작으로 꾸며져 1년 6개월여 동안 전파를 탈 예정. 사극 `여인천하`를 집필, 혜성처럼 떠오른 작가 유동윤이 극본을 맡았고, `명성황후`의 윤창범ㆍ 신창석 콤비가 공동 연출을 맡아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천민 출신 등이 정권을 장악하며 신분제의 골격을 무너뜨리고, 조선 조와는 전혀 다른 광활한 기상의 여인네들을 볼 수 있는 고려 무신정권기는 그 드라마틱한 요소로 인해 많은 방송 관계자들이 눈독을 들였던 시기다. 하지만 무신정권기가 드라마화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무신정권기를 다룬다는 이유로 방송이 불가능했던 시점도 있었고, 역사적 고증이나 의상 재현도 쉽지 않았다는 게 제작진의 답변이다.
연출자 윤창범PD는 “15년 전부터 이 프로그램 구현을 희망해 왔는데 이제서야 결실을 보게 됐다”며 “천하를 제패했던 무인들의 야망과 사랑, 흥망성쇄 등을 역동적으로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정권을 탄생시킨 이의방 역은 `태조왕건`에서 `견훤`역을 맡았던 서인석이 담당하며, 2대 집권자인 정중부 역은 김흥기, 4대 이의민 역에는 이덕화 등이 각각 출연한다. 드라마 중반에 등장할 경대승과 최충헌 역은 아직 미정.
유교적 사고의 등장 이전 여인들의 활달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극의 또 다른 묘미다. 관비 출신으로 의종과 이의방의 애첩이 되는 무비(김성령 분), 이의민의 처로 남편이 외도하자 맞바람으로 응징했던 최씨(정선경 분), 의종의 이모로 어쩔 수 없이 이의방이 첩이 됐다가 그를 무너뜨리는 임씨(유혜정 분), 허수아비 왕을 대신해 정치의 중심에 있었던 공예태후(김윤경 분) 등이 고루 등장한다.
KBS는 사실감 있게 시대 재연을 위해 문경, 제천 등지의 오픈세트장은 물론 안동 대관령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촬영에 임하고 있다. 고증을 통해 준비한 의상만도 120여종 300여벌로 총 7억원을 들여 전부 새로 제작했다.
안영동 주간은 “`무인시대`이후엔 삼별초 항쟁 시대와 공민왕 시대를 각각 다뤄 10년 여 기획인 고려사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