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주들이 납기일 미준수 등을 이유로 국내 보험사에 지급한 선수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보험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 및 국내 조선사의 구조조정 진행 등으로 해외수주 물량에 대한 납기준수가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선주들이 미리 지급한 선수금을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외 선주들은 발주대금으로 국내 조선사에 선수금을 지급하고 회사부도 및 납기일 미준수 등에 대비해 손보사에 선수금환급보증(RG)보험에 가입한다. 해외 선주들이 조선사의 귀책사유로 선수금 상환을 요구하게 되면 보험사들은 선수금을 건네줘야 한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진세조선의 해외 선주들이 계약해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국내 조선업체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조선경기도 불투명해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계약해지 당하는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진세조선의 경우 LIG손보ㆍ메리츠화재ㆍ동부화재ㆍ흥국화재ㆍ한화손보 등이 RG보험을 가지고 있다. 이들 보험사는 많게는 3,000만달러의 선수금을 보유하고 있어 진세조선이 납기일 미준수 등으로 선박인도가 불가능할 때에는 고스란히 선수금을 물어줘야 한다.
또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중인 녹봉조선의 경우 동부화재가 1,100억원의 RG보험을 가지고 있으며 메리츠화재는 C&중공업에 대해 1,000억원 이상의 RG보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부 보험사의 경우 선수금에 대한 재보험률이 5%에 불과해 대규모 손실을 떠안아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RG보험 금액에 대해 대부분 80%는 재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개별 조선사가 부도가 나더라도 손실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조선사 부실이 확대될 경우에는 보험사들도 선수금 상환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