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250만불 수출 “작은 거인”/93년 4만불서 작년 3년만에 60배나 늘어/‘무역전문가’ 정신 앞세워 동남아 등 공략항생제및 항암제 전문제조업체인 한국유나이트제약(주)(대표 강덕영)은 한해 수출이 2백50만달러에 달하는 수출주도형 중소제약업체.
다른 분야와 달리 국내 제약산업은 아직도 선진국과 어깨를 겨룰 정도가 못돼 완제의약품을, 그것도 자사 브랜드로 수출한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대기업도 하기 어려운 일을 종업원 1백20명 수준의 한국유나이트제약이 거침없이 해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87년 설립된 한국유나이트제약이 그동안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하던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세계화시대의 유일한 생존방법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즉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개방의 폭은 넓어져 국내 대형 제약업체와는 물론이고 외국의 유명 제약업체와도 경쟁하지 않을 수 없는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한데다, 그렇다고 중소제약업체가 수십년의 기간과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신약개발에 매달릴 수도 없기 때문에 해외의 틈새시장을 개척,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국유나이트제약이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모험을 시도하기 까지에는 세계 의약품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것도 중요한 동기가 됐다.
세계 의약품시장은 미국, 일본, 유럽등이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생활수준이 낮은 동남아, 동구, 남미국가등은 이들의 고가제품보다는 중저가의 질좋은 제품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당시 한국유나이트제약의 시장분석이었다. 더군다나 동남아, 동구, 남미국가 등에서는 이미 국산 승용차, 칼라TV 등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의약품판매에 별도의 홍보가 필요없다는 장점도 고려가 됐다.
이같은 한국유나이트제약의 전략은 실제에서도 적중, 해외시장에 처녀 진출한 지난 93년 4만달러에 머물었던 의약품 수출이 지난해에는 2백50만달러로 25배나 늘어 났다. 또한 수출시장도 지난 93년 영국 필리핀에서 이제는 베트남 싱가포르등 동남아, 파키스탄 인도등 서남아시아, 유고 루마니아등 동유럽, 그리고 칠레 페루등 남미로까지 확대됐다.
한국유나이트제약이 이처럼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목표시장에 대한 치밀한 마케팅전략도 주효했지만, 무엇보다도 무역전문가 수준의 해외세일즈맨을 적극 활용한 덕이다.
이와관련, 강덕영사장(50)은 평소 해외세일즈맨의 3대 요건으로 ▲제품에 대한 전문지식, ▲어학실력, 그리고 ▲마케팅테크닉을 꼽는다. 해외세일즈맨이 판매할 자사제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바이어로 부터 신뢰를 얻어 낼수 없어 제가격을 받지 못할 공산이 크며, 세일즈의 근본은 상대방에 대한 설득인데도 불구하고 어학실력의 부재로 의사소통이 안되면 설득은 커녕 오히려 오해 유발등을 통해 거래를 망칠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내는 마케팅테크닉을 갖추지 못할 경우 자칫 별소득도 없이 쓸모없는 바이어와의 줄다리기로 시간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강 사장의 이같은 해외세일즈맨 자질론은 자신이 직접 해외세일즈맨으로 나서 겪어던 경험을 기초로 한 것이다. 강사장은 최근들어 바이어의 경조사에는 장소를 불문하고 참석함은 물론, 바이어의 방한시에는 자신의 집으로 초청해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맺는 것을 관례로 하고 있다. 한마디로 프로 무역전문가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강사장은 현재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무역실무는 물론, 어학, 컴퓨터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해외시장에 대한 감각제고를 위해 해외현지 순환근무제도 시행하고 있는등 무역전문가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강 사장은『무역전문가는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노다지를 캐는 광부』라면서『가장 효율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무역전문가의 양성이 필수 코스』라고 강조했다.<정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