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50년후 세계인구 어떻게 될까]출산율저하ㆍ노령화 가속 국가경쟁력 타격 위기감

지금부터 반세기 이후 지구촌 인구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유엔인구분과위원회(UNPD)가 최근 내놓은 `세계인구전망 2002년 수정판 보고서`에 따르면 50년 후 세계인구는 늘기는 하되 출산율 저하로 인구 증가 폭과 속도는 현저히 줄어드는 정태학적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과 십 수년 전만 하더라도 인구의 폭발적 증가에 고민하던 세계가 이제는 출산율 저하라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출산율 저하는 선진국에서 두드러져 이들 국가의 경쟁력을 갉아 먹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산율 저하=UNDP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50년의 세계인구는 현재의 63억명보다 26억명 늘어난 89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3년 전 추정치인 93억명보다 4억명이 줄어든 수치인데,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출산율 저하. 실제 미국의 출산율만 대체수준 출산율(2.1명)에 근접하고 있을 뿐 일본(1.32명), 독일(1.35명), 이탈리아(1.23명) 등 주요 선진국은 출산율 저하가 심각한 국가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2050년 미국의 인구가 4억900만명으로 유럽 전체 인구인 3억7,2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걸음 나아가 출산율 저하 문제는 이제 개발도상국에까지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제1의 인구 대국인 중국의 출산율은 1.83명으로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 출산율인 대체수준 출산율 밑으로 떨어진 지 이미 오래다. ◇노령화 급속 진행=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인한 세계인구의 노령화도 정태적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출산율 저하는 곧바로 세계인구의 노령화를 촉진, 2050년 전세계 인구의 평균 나이는 현재보다 10살 정도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실제 지난 2000년 세계인구 전체의 평균 연령은 24.1세였으나 2050년에는 36.8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선진국의 2050년 평균 연령은 무려 45.2세가 될 것으로 보여 노령화 문제가 개발도상국보다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선진국 가운데서는 미국의 평균연령이 가장 낮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2050년 미국 인구의 평균 연령은 40세로 일본(53), 이탈리아(52), 독일(47) 등에 비해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민의 확대=이처럼 출산율 저하 및 AIDS 창궐, 그리고 노령화의 급속 진행에 따라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민이 급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산율 저하 등의 요인으로 이들 국가의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외국 노동자 도입으로 이를 해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 이에 따라 그 동안 자국 노동시장 보호를 위해 이민 정책을 까다롭게 했던 선진국들은 외국으로부터의 이민 도입에 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이민 도입 국가로는 미국(연 110만명)이며 그 다음으로 독일(21만명), 캐나다(17만명), 영국(13만명) 등의 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중국(30만3,000명), 멕시코(26만7,000명), 인도(22만2,000명), 필리핀(18만4,000명) 등은 인구 유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이즈(AIDS) 확산=출산율 저하와 함께 세계인구의 정태학적 변화를 이끌 요인으로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확산이 꼽히고 있다. 20세기 최대의 재앙인 AIDS는 21세기 중반에도 세계인구를 노리는 역병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향후 반세기내 인도는 인구가 15억명으로 증가, 14억명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최대 인구대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UNDP는 향후 50년 동안 선진국 가운데 인구가 감소하지 않을 국가로 유일하게 미국을 꼽았는데, 이는 외국 이민층의 귀화, 대체수준 출산율 유지 등으로 인구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AWSJ전망]선진국 고령화 확산 후진국엔 반사익 앞으로 반세기 동안 일본 및 유럽 등 선진국의 고령화 진척 속도가 빨라지면서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풍부한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지의 국가들이 반사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8일 전망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은 출산율 감소로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노년층 인구가 증가, 연기금 부족과 건강보험 비용의 상승 등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 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중국, 브라질, 멕시코 등의 개발도상국들은 젊은 연령층의 증가로 평균 노동비용은 감소하는 반면 교육 수준 증가,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등으로 노동력 공급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는 것. 신문은 특히 유럽에서의 출산율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을 들어 아시아와 아프리카로부터의 인구 유입이 폭증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이 같은 인구 변화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그렇지 않았을 때와 비교했을 때 약 30%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15세 미만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어 최근 정부의 인구 억제 시책에도 불구하고 향후 대규모 유휴 노동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선진국으로의 인구 이동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실제 홍콩이 지난 27일 중국 본토의 전문 인력을 대거 유입하는 방안을 발표, 중국에서 홍콩으로의 인구이동이 우선 당장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도, 中제치고 최대 인구국 될듯 2050년 15억으로 14억 中추월 예상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세계 최대 인구국이 앞으로 반세기 만에 중국에서 인도로 뒤바뀔 전망이다. 유엔분과위원회(UNPD)의 `세계인구전망 2002년 수정판`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인구는 오는 2050년 15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현재 15%에서 17%로 늘게 된다. 반면 중국 인구는 14억명으로 인도에 비해 1억명 이상 뒤쳐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결과가 예상되는 것은 우선 중국의 강력한 인구억제 정책으로 중국의 인구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기 때문. 현재 중국은 ▲첫째 아이가 장애자일 경우를 제외하면 둘째 아이 출산을 금지하고 ▲셋째 아이 이상은 그 아이가 16세가 될 때까지 수입의 10%를 깎는 등 인구억제를 위해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결과 최근 10년간 중국의 평균 인구증가율은 1.07%로 지난 80년대에 비해 0.4% 포인트 감소하는 등 인구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는 추세. 또 출산율도 1.8명으로 대체수준 출산율인 2.1명을 밑돌고 있다. 반면 인도의 인구증가율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7%를 웃돌았다. 지난 2001년 6월 인도 인구는 중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10억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91년에 비해 18.6%가 증가한 것으로 매년 1,700만명이 늘어난 셈이다. 인도 인구의 1주일 증가량은 유럽연합(EU)의 1년치를 뛰어 넘는다. 이 때문에 인도도 지난 2000년부터 `1가구 2자녀 갖기 운동`을 추진, 오는 2045년까지는 안정적인 인구상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실효는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인도의 인구 증가 추세는 현재 인도의 소득수준을 감안할 때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이란 지적이다. 현재 인도의 인구가 전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 정도인 반면 인도의 국민총생산(GNP)은 세계 전체의 2%에 불과,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인구가 많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인도의 연령별 인구분포를 고려할 때 인도의 인구증가율이 유지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인도의 30세 미만 연령 인구 비율은 전체의 60% 가량으로 가임 인구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인구 증가 억제 정책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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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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