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러시아의 변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그의 재임기간 동안 자신이 용기가 없고 영향력이 없으며 근본적으로 권력을 쥐고 있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마침내 그는 깨달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세운 권위주의적인 정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메드베데프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지난 10년 동안 푸틴에게 집중됐던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정치 정당과 대통령 후보 등록을 보다 간편하게 하고 국가로부터 독립된 방송사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메드베데프의 이 같은 발언이 최근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전역에서 수만명의 사람들이 벌이고 있는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24일로 예정됐던 대규모 시위를 불과 이틀 앞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의 발언은 진심일 수 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 몇 년 간 다음과 같은 발언들을 했다. 지난 2009년에 그는 러시아의 천연자원에 의존하는 경제와 혼돈스러운 외교 정책에 대해 비난했으며 지난해에는 러시아에 있어서 서구 사회의 기술을 도입하고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는 것보다 더 급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는 최소한 평화적인 반대자에 대한 푸틴식 억압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은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비록 그가 이 같은 체제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그가 옳다는 것은 증명됐다. 러시아의 도시 중산층도 지난 10년 간의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푸틴의 대통령직 복귀에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메드베데프의 개혁안이 제안하는 것은 러시아가 더 민주적인 체제로 변화하는 것이다. 메드베데프는 러시아가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더 나은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다시 총리 자리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그는 그가 제안한 중요한 정치적 변화에 대한 요구를 압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이에 관해 이야기할 수는 있을 것이다. 현재 러시아에서 계속되고 있는 국민들의 저항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푸틴이 예전처럼 공짜로 모든 것을 손에 쥐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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