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구조조정 약정체결] "한국재벌개혁 중대한 진전"

얼마전까지만 『대우가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며 경영진 교체를 들먹거리던 해외 언론들도 한국정부의 재벌개혁에 중대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대우 계열사의 해외 매각이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 견해도 여전히 남아있다.블룸버그 등 주요 통신사들은 대우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소식을 전하며 『대우그룹의 사실상 해체가 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코멘트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대우그룹 해체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재벌개혁에 대한 중대한 전진』이라며 『대마불사(大馬不死)의 고정관념을 깨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저널지는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는 보다 건실해질 것이며, 국부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썼다. 하지만 자산 매각과 관련, 그 간의 협상 과정에서 견해차가 컸다는 점에서 주어진 일정 내에 처분이 가능한지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첫번째 문제가 가격차다. 예컨데 조선 부문의 경우 대우측이 40억 달러를 부른 것으로 국제시장에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해외 투자은행들은 최신식 도크를 보유하고 있는 한라 중공업이 10억 달러를 불러도 바이어를 구하지 못했는데 대우 조선소의 호가에 투자자들이 응할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또다른 문제가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을 어떻게 푸느냐 하는 점. 이와 관련, 비즈니스 위크지는 대우자동차가 얼마나 담보를 설정해 놓았는지, 계열사의 지급보증을 받았는지에 대해 한번도 밝힌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로스차일드사의 윌버 로스씨는 인터뷰에서 『대우자동차의 정확한 값이 얼마인지를 알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계열 존속 여부가 유보된 대우자동차와 GM과의 제휴도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GM은 대우와 협상을 하면서 동시에 일본에도 아시아의 거점을 마련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 대우와 일본 업체를 저울질을 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잭 스미스 GM 회장이 『대우와의 협상이 조만간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말한 사실도 협상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포드사가 기아 인수에 참여, 엄청난 부채탕감을 요구했던 것처럼 GM도 부채탕감을 채권은행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관련 계열사만은 살리겠다는 대우와 채권단의 합의가 자칫 GM에 발목이 잡혀 경제 전체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뉴욕=김인영특파원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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