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의 백화점 "20대 고객 모시자"

아웃렛·SPA에 발길 돌리자 카시나 등 편집숍 유치하고<br>게임 이벤트도 잇달아 열어 쇼핑에 보는 재미까지 더해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전경

롯데백화점 ‘드래곤 플라이트 최강자 선발전’

'명품 신화'가 시작된 1990년대 이후 구입단가가 높은'소수 정예' 고객 정책에 주력해 온 백화점들이 불황기 '박리다매'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20대 고객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에는 엄마 따라 백화점에 오다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백화점 고객이 됐으나 요즘에는 SPA(제조ㆍ유통 일괄브랜드), 편집숍, 아웃렛 등 경쟁 업태가 다양해지고 불황까지 겹치자 젊은층의 백화점 이탈 현상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마다 고객 노령화로 세대교체가 안되자 신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브랜드 배치 공식'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인테리어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변신을 통해 백화점 문턱을 낮추면서'젊은 피' 수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기에다 정장을 덜 입게 되고 40~50대 중장년층도 과거보다 젊어보이는 패션을 선호하게 되면서 20대에 어필하는 브랜드라야 30대 이상이 따라 움직인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개점 9년만인 지난해 10월 대규모 리뉴얼을 거쳐 재개장한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는 백화점 고유의 인테리어를 과감하게 벗어던졌다. 브랜드 매장 간 외벽을 허물고 화장품ㆍ잡화ㆍ의류 등의 상품 군을 한 층에 자유롭게 분산 배치하는 등 층 전체를 하나의 편집숍 같은 통일된 분위기로 꾸몄다. 천정을 창고형 매장처럼 오픈하고 부분 조명등으로 실내 인테리어를 마감하자 '쇼핑' 외에 '보는 즐거움'까지 제공하고 있다.

영플라자는 20대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절반이 넘는 53개 브랜드를 물갈이하자 홍대 '카시나', 가로수길 '라빠레트'등 거리 편집숍과 '마리스토리즈''엘블룸'등 빼어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유명 온라인몰이 들어왔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가격. 겨울 외투류도 대부분 30만원을 넘지 않고 상의류는 5~8만원 내외면 구입할 수 있다.

실제 롯데 영플라자는 재개장 2개월 여 만에 방문고객 평균연령이 32세에서 29세로 낮아지는 효과를 거뒀다. 1월 들어 진행한 'SM엔터테인먼트 팝업스토어'의 경우 캐릭터상품이 6억3,000만원어치나 팔려 목표 대비 15배의 성과를 냈다.


롯데백화점은 젊은층을 불러모으기 위해 게임 이벤트도 속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모바일 게임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최강자 선발전을 연달아 개최했으며 구매 사은품 역시 게임 아이템으로 증정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18일 개점한 서울역 롯데아울렛도 카카오톡 게임 '모두의 게임' 최고수 선발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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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20대 고객들에게 'VIP라운지'문호도 열 계획이다. 복합쇼핑몰과 연결돼20대 고객이 가장 많은 영등포점의 경우 지난해 9월 금액대별로 마일리지를 누적해주는 20대 전용 'SSING 클럽'을 개설해 4개월 만에 5,000여명을 끌어 모았다. 20대 전용 클럽 개설에 힘입어 지난해 4ㆍ4분기 20대 고객비율도 전년보다 약 10% 상승했다. 영등포점은 올해 20대 상위 고객을 뽑아 VIP라운지 이용권도 증정할 방침이다.

영패션전문관 '유플렉스'를 갖춘 현대백화점에서도 젊은 브랜드의 신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중저가 영패션군이 18.6% 성장하며 전체 매출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20대 신장률이 24.5%로 타 연령대보다 높게 나타난 것. 현대는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목동점 유플렉스에 젊은층 전용 라운지인 '유라운지'를 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보고 즐기는 젊은층의 쇼핑 문화를 구현해 내면서 SPA, 편집숍 등에 '빼앗긴 20대'를 되찾아오는 추세"라며 "젊은층을 겨냥하면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몰려들며 지갑을 열게 돼 불황기에 갈수록 젊은 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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