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회복기미 경제 '살얼음판'

유가·집값은 오르고… 환율은 떨어지고… 주가는 조정…<br>각종 지수 불안에 "연초효과 벌써 끝나나"우려<br>전문가들 "정부 낙관적…경기흐름 다시봐야"




‘유가ㆍ집값은 오르고, 환율ㆍ주가는 떨어지고… 연초 효과, 벌써 끝?’ 들뜬 기분으로 시작했던 병술년 새해 경제가 여러 가지 암초에 부딪쳐 흔들거리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수출업체들의 경쟁력을 위협하더니 국제유가마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근심거리를 새록새록 쌓아가고 있다. 그나마 국내 경제에 위안을 주었던 주식시장마저 휘청거리고 있어 ‘부의 효과’ 운운하던 경제관료들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더구나 8ㆍ31 부동산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였던 집값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다. 연초부터 무엇하나 좋은 게 없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심리 개선, 내수회복 신호, 주가 상승, 부동산 가격 안정 등의 영향으로 정부가 다소 ‘낙관적 경제전망’을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는) 차분히 흐름 변화를 다시 따져볼 시점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환율ㆍ유가, 경제 성장 뒷다리 잡나=연구기관별 차이는 있지만 환율이 5%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만큼 이들 두 요소는 경제성장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 하지만 이들 두 요소는 연초부터 불안양상을 보이고 있다. 990원선을 회복했던 원ㆍ달러 환율은 19일 다시 98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1,011.60원이던 환율은 지난 12일에는 974.0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원ㆍ달러 환율 세자릿수 시대를 강조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움직임도 심각하다. 18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는 배럴당 59.76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현물가도 올 들어 18일까지 배럴당 64.01달러에 달해 지난 한해 평균 56.46달러에 비해 7.5달러가량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제유가가 70달러 내지는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환율하락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환율ㆍ유가의 불안은 결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로 내세운 5% 달성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가는 조정, 집 값은 되려 상승=비록 이날 소폭 오르긴 했지만 주식시장의 흐름도 과히 좋지는 않다. 물론 조정을 모르고 상승했던 주식시장에 한 두 번의 조정은 당연한 것. 하지만 그 조정의 폭이 너무 컸다. 17∼18일 이틀간 유가증권시장 코스피지수는 68.88포인트(4.84%), 코스닥지수는 46.89포인트(6.21%) 떨어졌다. 앞으로 3ㆍ4분기까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불안심리는 잔뜩 확산돼 있다. 반면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집값은 연초 이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반등하려는 움직임이다. 물론 8ㆍ31 대책 이후에도 실제로 집값은 큰 폭의 하락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다시 움직이고 있다. 1월 첫쨋주 0.1% 오름세를 보인데 이어 둘쨋주에는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0.33% 상승하면서 변동폭이 확대됐다. 또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바뀌면서 전세 가격이 4년 만에 겨울방학 특수를 타면서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결국 연초효과로 인해 약간의 해동기미를 보였던 경제심리가 다시 얼어붙을 수도 있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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