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줌업e-기업] 어필텔레콤

지난해 3월 중국 대표적인 휴양지 산안(三亞)시 야롱베이(亞龍灣)에서는 모토로라의 신제품 발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발표회의 주인공은 단아한 외형에 은색과 자수정이 절묘하게 어울려 신비로운 매력을 내뿜는 모델명 `V680`의 단말기. 모토로라가 16화음으로는 중국 시장에 처음 내놓은 상품이다. 이 단말기는 출시 6개월 만에 중국 CDMA 시장 점유율 50%를 달성하며 `단일기종 최초, 단일모델 최단기간 100만대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모토로라의 성공 뒤에서 숨은 주역이 바로 어필텔레콤(대표 이가형, www.appeal.co.kr)이다. 모토로라의 야심작 V680 모델을 비롯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CDMA 단말기의 90%는 바로 어필텔레콤이 개발, 생산하는 제품이다. 지난 94년 무선호출기 개발업체로 출발한 어필텔레콤은 98년 5월 무게가 79g 정도인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개인휴대단말기(PCSㆍ모델명: APC-1000)를 출시하면서 업계에 일대 파란을 예고했다. `80g`이라는 벽을 허문 제품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인 사건인데다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개발했다는 사실에 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필`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된 단말기(모델명: APC-1000)가 50만대를 훌쩍 넘어서며 승승 장구하던 어필텔레콤은 지난 98년 11월에는 이동통신 분야 `명가(名家)` 모토로라와의 전략적 자본 제휴를 성사시키며 또 한번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세계 시장과 경쟁해야 하는 어필로서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모토로라에게는 CDMA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가능케 한 윈ㆍ윈 전략이었다. 그 이후 2000년 7월에는 국내 업체 최초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시장(KDDI)에 진출했으며 2001년 6월에는 이스라엘에 진출하는 등 잇따른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도 어필의 기술력과 모토로라의 브랜드력을 통해 CDMA 시장점유율 40% 이상을 달성하는 개가를 올리고 있다. 최근 모토로라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선보인 단말기(모델명: V740)도 어필의 손을 거쳐 탄생한 제품. 이 제품은 모토로라 첫 번째 CDMA-2000 1x EV-DO 단말기로 국내 최초의 `모네타(MONETA)` 전용 단말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어필은 지난해 6,879억원 매출과 71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어필은 올해도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기존 중국과 내수시장 이외에도 인도ㆍ타이완 등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 나간다는 포부다. 특히 오는 3ㆍ4분기에는 미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존(Verizon)에 단말기를 공급, 미국 시장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어필텔레콤은 내수 150만대, 수출 550만대 등 총 700만대의 단말기 공급을 통해 매출 1조 5,000억원이라는 중견 업체 초유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3ㆍ4분기에는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는 등 올해는 어필텔레콤에게 있어 `특별한 해`가 될 전망이다. "올해 500만대 적기 공급 中CDMA시장 선두고수" 이가형 어필텔레콤 사장 “올해도 중국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이가형 어필텔레콤 사장의 말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지난 해 중국 시장에서 200만대가 넘는 제품을 팔았으며 올해는 500만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기능과 디자인의 제품을 적기에 개발, 공급할 계획입니다.” 어필텔레콤은 중국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해 중국에 연구 인력을 파견, 국내 연구소와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현지 연구인력을 50여명 수준까지 늘려 기술연구소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300명 수준인 국내 연구개발(R&D) 인력도 500명까지 늘려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중국에서의 성공 비결에 대해 “독자적인 제품 설계와 생산과 함께 모토로라의 브랜드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이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시장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대체 시장을 통해 전환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현재의 CDMA 중심 생산에서 하반기부터는 유럽형이동전화(GSM)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어필의 제품을 세계 어디서나 만날 수 있게 되는 그 날까지 연구소의 불빛은 늘 환하게 켜져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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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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