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그룹 경영권 M&A 되나

지난달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의 사모펀드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71만9,330주(지분율 12.82%)를 장내 취득한 주체는 누구인가. 시장에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을 비롯한 정씨 일가가 감춰진 주인공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 계열사의 고위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계열사들이 개별적으로 주식을 사들였고 9월께부터 조직적으로 주식 매집에 나서기 위해 공동 펀드를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현대엘리베이터 주식매입은 외국인 세력에 대응하는 한편 현정은 회장의 경영권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분경쟁 시작하나= 현재까지 정 명예회장과 정씨 일가는 `범 현대가(家)`차원에서 지난 8월까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16.2%를 확보했다. 이번에 BNP펀드가 매입한 지분이 정 명예회장 또는 정씨 일가 자금에 의한 것이라면 범 현대가의 총 지분은 29%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반면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은 대주주 김문희씨 지분(18.6%)와 고 정몽헌 회장의 상속지분(4.9%)에다 자사주(1.8%),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 지분(4.9%) 등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30% 이상에 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본격적인 지분경쟁이 수면위로 드러날 경우 정씨 일가의 지분과 현 회장의 지분이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이번 펀드가 정씨 일가 자금이라 해도 여타 구성원들이 정 명예회장과 어느 정도 교감을 갖고 있는가 등등이 또 다른 변수로 남아있다. ◇정씨-현씨의 내재된 갈등=정 명예회장과 현 회장은 고 정몽헌 회장의 자살 이후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그동안 적지않은 마찰을 빚었다. 정 명예회장은 특히 “현대그룹은 형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만든 기업”이라며 “정씨가 경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가의 한 측근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사석에서 공공연하게 `현대는 정씨 집안 회사인데 왜 다른 사람이 경영권을 갖느냐`는 속내를 드러냈다”며 “정 명예회장은 특히 현대그룹에 대한 애착을 많이 갖고 있어 집안 차원에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갖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반면 현 회장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의 `왕자의 난`을 겪으면서 정씨 일가를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과 반목이 쌓여 직접 경영에 나서겠다고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제3의 세력이 독자적으로 매집한 지분을 지렛대 삼아 `어느 한 쪽과의 제휴 가능성을 지닌 채 협상을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그린메일) 계산`에 따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직은 BNP펀드 자금이 정씨 일가가 동원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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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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