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기업사냥꾼'에 적극 대처를

SK가 소버린의 공격을 받을 때 언론에 많이 오르내리던 기업사냥꾼(corporate raiders)이라는 단어들이 다시 활자 크기를 키워서 등장했다. 최근 세계적인 전문 투자자인 칼 아이칸 등 특별관계인 3인이 국내 우량기업인 KT&G의 지분을 6.59% 보유하여 3대 주주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므로써 KT&G 경영진은 물론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진이 긴장하고 있다. 이러한 긴장의 배경에는 소위 기업사냥꾼으로 불리우는 이들 전문 투자자들의 행태 때문이다. 부실 경영인 퇴출 등 장점도 있어 이들은 사냥감(target)을 정하면 대상기업의 주식을 약 5%정도 시장에서 매입하고 사냥감의 경영진에게 프리미엄을 내고 도로 사가지 않겠냐고 제의한다. 이러한 경우 이 프리미엄을 그린메일(green mail)이라고 하고 이렇게 요구하는 사람들을 그린메일러(green mailer)라고 하는데 요구를 거절하면 비우호적 기업인수작업을 실행하기 때문에 그린메일러와 기업사냥꾼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사냥꾼들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그들 나름대로 특징이 있다. 이번에 KT&G를 공격하고있는 칼 아이칸은 TWA항공사, 식품회사인 나비스코, 철강회사인 USX, 타임리어등을 공략해서 ‘상어’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그리고 걸프오일을 공격하여 7개월 만에 5억달러를 벌었을때 ‘월가의 늑대’라는 별명을 얻은 티 분 피켄즈가 있다. 피켄즈는 소설과 영화의 모델이 되기도 했던 유명한 기업 사냥꾼이다. 1989년 3월에 일본의 고이토제작소의 주식을 20% 매집하였다. 1대 주주이고 고이토제작소의 모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지분을 상회하는 주식을 매집하고 이사 1명을 파견하려고 하다가 실패했다. 미국시장에는 이외에도 루퍼드 머독, 바스 브라더스, 어위자콥스, 아셔에들맨, 이반 보에스키등 많은 기업사냥꾼들이 있다. 왜 이러한 기업사냥꾼들을 그대로 나두어 기업들을 공격하여 큰 돈을 벌게 하는가? 기업사냥꾼들은 유능한 경영자가 경영을 잘하여 경영자원의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된 기업은 자신의 사냥목표물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자신들도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 할 때는 인수 후에 기업 가치를 상승시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만을 자신들이 공격한다고 한다. 실제로 시장에서 주가가 적정수준보다 낮은 기업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자원을 빼돌리는 기업 ▦환경오염, 불량품 생산 등으로 여론의 비판대상이 되는 기업 ▦광범위한 혈족지배에 의한 경영으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가 어려운 기업 ▦탈세ㆍ부동산 투기 등을 하는 기업 ▦노사갈등이 심한 기업 ▦주식의 위장 분신이나 위장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 ▦부실한 기업에 엄청난 부를 소유한 기업주가 있는 기업 등이 공격대상이 된다. 따라서 자신들이 나태한 경영자들이나 비윤리적인 경영자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킴으로써 전체적인 국부를 키우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 개선해야 실제로 1960년대 이후 미국시장에서 비우호적 M&A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자 1985년 레이건 정부에서는 많은 학자들을 동원하여 비우호적 M&A에 대하여 연구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경제백서에 그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많은 부정적인 요소들이 있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하여 M&A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76년 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한 이래 30년간 지속적으로 글로벌 표준에 부합한 제도를 만들려고 법령들을 개정해 왔다. 오프라인 시대에 만들어진 제도들이라 온라인시대에는 수정해도 될 법령조항들이 아직도 많다. 우량기업의 경영권 안정장치도 마련하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들을 빨리 개정하여 기업 인수합병이 우리나라 전체의 부를 키우는데 더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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