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장애인 자활 돕는 일자리 더 많아졌으면"

지체장애 4급 윤선근씨 초교 행정실무사 취업

장애인 일자리사업 지원으로 행정도우미 근무 경험 쌓아

현실의 벽 넘을 수 있게 사회가 다양한 기회 줘야

윤선근(왼쪽)씨가 평택 소사벌초등학교에서 학교 직원과 업무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장애인개발원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있다는 데 감사해요. 다리가 불편해도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더욱 안정된 일자리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체장애인 윤선근(27·지체 4급)씨는 지난달 경기도 평택 소사벌초등학교의 행정실무사로 출근하면서부터 작은 꿈이 생겼다. 현재는 단기계약직이지만 1년간 열심히 한다면 정년이 정규직과 큰 차이가 없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최근 취업에 성공한 윤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자신만의 직무와 책임감을 가지니 의욕도 생겼다"며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왼쪽 다리에 악성 림프종을 앓아 보행이 불편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외할머니, 동생과 함께 살면서 경제적 어려움과 장애라는 짐까지 짊어져야 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아 영상 관련 대학에도 입학했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 1년 만에 중퇴했다.


"일반 기업에도 몇 군데 원서를 냈지만 성과는 없었어요. 20대 초반의 나이에 꿈도 없이 PC방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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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가 된 것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장애인 자활을 돕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재정지원장애인일자리사업'. 장애인개발원의 도움을 받아 평택 팽성읍사무소에서 행정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데 이어 지난해 평택시청에서 1년간 근무 경험도 쌓았다.

올 초 경기도교육청과 장애인개발원이 마련한 장애인고용박람회에 참가한 윤씨는 면접을 거쳐 초등학교 직원으로 채용됐다.

그는 "이전 일들은 사무보조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학교 공문 처리와 행사 및 교재 지원 등 책임감을 갖게 되는 업무가 대부분"이라며 "자격이 필요한 일은 아니지만 일을 열심히 배워가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직장 초년병으로 미래를 위한 작은 계획들도 세우고 있다. 적은 월급이지만 조금씩 모아 통장도 만들고 직무가 손에 익으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그는 "아직 직장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주어진 기회를 소중히 생각하고 최선을 달할 것"이라며 "장애인들에게 경제적 자립의 길을 마련해주는 도움의 손길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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