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유럽위기 따른 모기업 지원용

●유례없는 고배당… 한국씨티에 무슨일이<br>당초 1800억원 수준서 당국 제동으로 낮춰<br>돈 '美씨티'로 흘러갈땐 국부유출 논란 거셀듯



세계 최대의 금융회사가 한국에 세운 한국씨티은행. 이곳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한국씨티은행이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를 단행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씨티 측이 당초 추진했던 배당의 규모가 이번에 이사회에서 결의한 규모보다 30%가량 많았고 이를 당국이 중도에 저지하려 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씨티의 고배당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금융 당국의 수장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씨티의 고배당 배경을 설명하면서 모회사인 씨티 측이 유럽발 재정 위기로 자금을 당긴다는 사실을 밝힘에 따라 국부유출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는 형국이다. ◇사상 최대 배당의 이면=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한국씨티금융지주에 1,299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이번 배당은 지난 2004년 한국씨티은행(옛 한미은행)이 설립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한국씨티가 이처럼 중간 배당을 결의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씨티는 매년 3~4월께 전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현금 배당을 실시해왔다. 올 4월에도 지난해 영업실적을 근거로 1,002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한국씨티의 한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IFRS)도입에 따라 내년 3월 한국씨티금융지주에 대한 배당을 위해 불가피하게 중간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IFRS 아래서는 직전연도 말 기준 지주사의 재무제표 상에 익년도에 배당 가능한 이익금(미처분이익잉여금)이 있어야 주주에게 배당할 수 있기 때문에 결산 전 중간배당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커져가는 의혹=씨티의 해명에도 금융계에서는 무리한 중간배당의 배경을 놓고 무성한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씨티가 이사회에서 결의한 규모보다 30%가량 웃도는 1,700억~1,800억원 수준의 대규모 배당을 추진하다가 금감원의 억제 조치에 따라 배당액을 일부 줄인 사실이 확인되며 의혹은 더 커져가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배당 전 협의를 해왔고 배당금액이 너무 높아 일부 줄이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배당 이후 행보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씨티 측은 최근 노동조합이 이번 배당을 결정한 이사회 의사록 공개를 요청했지만 '의사록 작성이 완성되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회사 내부 규약에 따라 노조는 필요시 이사회 의사록 열람을 요청할 수 있으나 사측이 거부한 것이다. 이런 사례 역시 처음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은행의 대응 때문에 배당 배경에 관해 궁금증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기업 씨티그룹 지원사격…국부 유출 논란 가열=이런 와중에 김 위원장은 최근 한국씨티의 고배당 논란과 관련, "미국 씨티그룹이 유럽발 재정위기로 어려움이 가중되며 (한국씨티에서) 자금을 당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조차 이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부 유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올해 초 한국씨티의 배당금 1,002억원 중 800억원이 미국 씨티그룹으로 들어갔다. 씨티그룹은 최근 전체 임직원의 2%에 해당하는 4,500명 감원 방침을 정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올 들어 9월까지 씨티의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600억달러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씨티에게 한국씨티는 말 그대로 '곶감'과 같은 존재다. 하지만 한국씨티는 모기업 씨티그룹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한국씨티의 한 관계자는 "배당금의 용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미국 씨티그룹으로 배당 여부도 내년 한국씨티금융지주의 주총에서 결정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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