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北 '유훈통치' 시험대 올랐다

美·中·日·러 '김정은 체제' 인정

지난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회원장의 사망 이후 중국ㆍ미국ㆍ러시아ㆍ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김정은 체제를 잇따라 인정하고 나섰다. 김정은 체제를 부인할 경우 한반도 정세불안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될 수 있다고 보고 북한의 안정적인 권력이양을 지지함으로써 대북(對北)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북한 역시 '유훈통치'를 내걸고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정점으로 한 새로운 지도체제를 본격 가동했다. 20일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공식 조전에서 '김정은 영도'를 공식화한 데 이어 포스트 김정일 체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또 한번 선언한 것. 미국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과 회담한 뒤 "북한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환(transition)'을 원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미국 고위당국자의 첫 공식 언급으로 김정은 체제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겐바 외무상 역시 "일본ㆍ미국ㆍ한국은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후속조치에 긴밀하게 공조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에 동참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러시아도 전날 조문을 '존경하는 김정은 각하'로 시작해 사실상 김정은 체제를 인정했다. 북한도 김정은 체제의 안착을 서두르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20일 당정군 고위간부진을 대동하고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참배했다. 이번 참배는 김 위원장 사후 첫 번째 단독 공개활동으로 김 위원장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의도를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체제결속을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ㆍ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 부위원장의 이름 앞에 일제히 '존경하는'이라는 존칭적 수식어를 사용해 '김정은 시대'의 시작을 선언했다. 특히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단결의 중심에, 우리 혁명의 진두에 백두산이 낳은 또 한 분의 천불위인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거연히 서계신다"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주력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크레디리요네(CLSA)는 "(주변) 어떤 국가도 북한의 정세불안을 원하지 않으며 북한 정세안정에 대해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