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거품경제에 전쟁ㆍ北核악재 금융공황심리 부추겨

미국을 필두로 일본, 유럽 증시가 동반 침체하며 전세계 금융 공황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뉴욕 증시가 연일 하락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이라크 전쟁 가능성, 북한의 도전적인 핵개발 욕구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지난 90년대에 형성된 미국 경제의 거품이 3년간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꺼지지 않았고, 올해도 경제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있다는 경제적 요인이 깔려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정당화하는 유엔 2차 결의안 표결이 이번주 예정돼 있지만 거부권을 보유한 프랑스ㆍ러시아가 반대의사를 표명, 부결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단행될 경우 북한은 이 틈을 타고 핵 재처리 시설을 가동할 것으로 뉴욕 월가의 정세 분석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일 북한의 미사일 2차 시험발사도 이같은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선물시장의 국제유가가 배럴당 37 달러를 넘어서 91년 걸프전 당시의 최고가인 41달러에 육박하고,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미국은 91년에 이어 또다시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가는 나스닥 지수의 경우 3년전 피크때보다 75% 하락하고, S&P 500 지수는 40% 이상 하락했지만, 주가수익률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 기업 수익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며, 이는 뉴욕 증시의 거품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지수가 지난해 9월 저점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지난 2월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9ㆍ11 테러 직후에 버금갈만큼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의 과열마저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JP 모건은 올 상반기 미국의 성장률을 당초 3%에서 1.5%로 하향조정했다. 이 같은 미국의 상황과 함께 일본 경제는 더욱 간단치 않다. 이미 10년 이상 장기 침체를 맞고 있는 일본은 최근 대이라크전과 북핵 사태까지 겹치며 가뜩이나 허덕이는 일본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과감한 경제개혁을 공언해온 고이즈미 정권이 아직까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땅에 떨어뜨리고 있는 요소다. 최근 임명된 일본중앙은행(BOJ)총재 역시 당초 기대와 달리 온건파 인사가 등용되면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몇 년간 회기가 마감되는 3월말이면 등장했던 `일본 금융 위기설`이 올해도 어김없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금년은 이라크전 임박과 북한의 무력시위라는 외부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계속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높은 실업률과 재정적자 문제로 시름하고 있는 유럽 역시 취약한 경제 상황에 외부 악재가 더해지면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 증시는 연일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윤혜경기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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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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