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편급급… 정비 등 안전은 뒷전/빡빡한 일정에 「아찔 이착륙」도6일 발생한 대형항공기 추락사고를 계기로 여름 휴가철 항공기 안전운항관리가 다시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휴가철를 맞아 급증하는 피서객이나 관광객 수송을 위한 항공기 증편에 따라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무리한 운항을 일삼아 대형사고의 위험이 상존해 있었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주요 항공기사고 일지를 봐도 테러나 폭발에 의한 사고를 제외하면 여름철에 대형사고가 잇따랐음을 알 수 있다.
지난 93년 7월26일 64명의 사망자를 낸 아시아나항공 보잉737500기의 전남 해남군 추락사고와 94년 8월10일 대한항공 A300600기의 제주공항 착륙중 활주로 이탈로 인한 기체 전소사고 등 최근에 일어난 대형사고는 모두 여름철에 발생했다.
또 89년 7월27일 72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대한항공 DC10기의 트리폴리공항 추락사고를 비롯, 여름철에는 활주로 이탈과 회항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져왔다.
이같이 여름철 항공기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폭우와 폭풍 등 기상조건이 나쁜 경우가 많은데다 관광객 쇄도에 따른 항공사들의 무리한 증편으로 기체 정비와 승무원 휴식 등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최상의 조건에서 이뤄져야 할 항공기 운항에 무리가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기상조건이 나쁜 경우에도 빡빡한 운항일정에 맞추기 위해 무리한 이·착륙을 시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5일까지 한달여간의 휴가철 성수기에 서울∼로스앤젤레스 노선에 주2회의 비정기편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이 기간 중 국제선 비정기편을 1백30차례나 증편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38편의 비정기편을 추가 투입했다.
이와함께 승객이 몰리는 노선의 경우 기존에 운항하던 기종을 대형으로 교체하기도 하는데 이번 사고 항공기의 경우도 평소 운항하던 A300보다 많은 승객을 수송하기 위해 임시로 투입된 보잉 747기다.
우리나라의 휴가패턴은 여름에 집중되고 있는데다 해외여행객의 20%가 괌을 비롯 사이판, 태국, 필리핀 등지를 찾는 관광객이다. 지난해의 경우 괌을 여행한 내국인은 20만명이었다.
이 지역에 해외여행객이 몰리는 것은 우선 비행시간이 4시간여에 불과, 3박4일정도의 일정으로 다녀오기에 알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싼 물가와 즐길거리가 풍부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보통 3박4일 신혼여행의 패키지가격은 1인당 50만원으로 제주도 여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국내 관광지의 불친절과 바가지가 이번 사고의 원인인 셈이다.
한편 이번 사고여파로 서울시내 여행사에는 괌여행 취소와 여행지 변경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패키지 해외여행 전문사인 삼홍여행사의 경우 이날 상오부터 이번주에 예정된 괌여행객 40여명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예약을 취소했으며 일부는 여행지 변경을 요구했다.<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