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로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참眞이슬露」소주가 지방에서 기대만큼 팔리지 않고 있다. 이로써 진로는 그동안 지방시장 공략을 위해 위해 내놓은 신제품 3가지가 모두 참패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소주= 진로」라는 등식이 깨지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진로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참이슬이 지방시장 공략에 완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말 현재 경북지방에서의 시장점유율이 2.3%를 기록한 것을 비롯 경남이 2.2%, 부산이 3.8%를 각각 기록했다. 또 충북이 6.6%, 충남이 5.1%, 전북이 3.8%를 보였으며 전남은 1%도 채 되지 않는 0.77%를 나타냈다.
이같은 수치는 충청, 전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월말보다 내려간 것으로 출시 이후 반짝 했던 인기가 급전직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가운데 전남은 원래부터 난공불락이라는 점에서, 영남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은 규모가 극히 작다는 점에서, 특히 영남에서의 패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의욕적으로 내놓은 신제품이 실패로 끝난 것은 지방소주업체들이 자기 지역에서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진로가 무리하게 시장진입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업체들은 대부분 90%를 상회하는 시장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이미 자기 지역 시장을 완전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기 고장 술을 마시자는 분위기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방소주의 품질이 과거와는 달리 진로소주와 대등해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진로는 올초 지방 공략의 핵인 영남과 불퇴의 아성인 전남에 참이슬을 내려보냈다. 진로는 광고, 이벤트행사등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며 공략에 나섰다. 심지어 도매장을 거치지 않고 최종 소비처인 일부 식당에 급전을 미끼로 판매에 나서는가 하면 몇상자씩 얹어주는 덤핑도 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로 끝났다.
진로는 이에 앞서 지난 97년 23도짜리 「산뜻」, 같은 23도짜리 「순하고부드러운진로」를 잇따라 신제품으로 내고 지방 공략에 나섰으나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번 참이슬이 3번째 도전이었던 셈. 하지만 저도주로 부드러움을 강조한 이번 참이슬도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진로는 한때 전국 시장점유율 50%를 기록하던 소주의 대명사다. 이 점유율 가운데 10%정도는 영남이 차지했다. 지난 97년 부도 이후 진로는 이 시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후 점유율 회복은 곧 영남시장 회복이었고 잃었던 명성을 되찾는 길은 영남에서의 성공뿐이었다.
앞으로의 시장상황에 대해서도 지방소주업체들은 낙관하고 있다. 금복주의 관계자는 『술이 팔리지 않아 무자료로 역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지방에서 참이슬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라며 『소위 진로 프리미엄은 이제 없어졌으며 오직 품질경쟁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기석 기자 HANKS @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