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참을수 없는 존재의…' 등 쿤데라 대표작 5편

■ 밀란 쿤데라 전집 (밀란 쿤데라 지음, 민음사 펴냄)


농담 한 마디 잘못했다가 "삶의 길 밖으로 내던져진" 루드비크는 15년 만에 고향을 찾았다가 한때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 루치에와 마주치지만 그녀는 루드비크를 알아보지 못한다. 당에 자신의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 모두를 바쳤던 파벨은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고 파벨과 헤어진 후 루드비크와 사랑에 빠진 헬레나는 그에게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죽음을 택하지만 인생은 그녀에게 비웃음을 보낸다.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의 대표작 중 하나인 '농담'의 내용이다. 1929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난 작가는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에 참여했다가 공직에서 해직되고 저서를 압수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농담'을 통해 사회주의 체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집필 활동을 금지당하고 프랑스로 망명을 떠나면서도 집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20세기를 아울러 현존하는 최고의 현대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쿤데라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 탁월한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아 프랑스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연맹 상, 두카재단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으며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되고 있다. 근현대사의 궤적을 온 몸으로 안고 살아가며 현대 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쿤데라의 대표작을 망라한 전집이 민음사를 통해 출간된다. 장편소설과 단편집, 에세이, 희곡 등 쿤데라 문학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15권으로 구성됐다. 전집 구성 단계부터 쿤데라와 논의를 거듭해 확정한 작품으로, 작가의 의견에 따라 1962년작 희곡 '열쇠의 주인들'과 1993년작 에세이 '저 아래에서 당신은 장미 향기를 맡을 것이다'를 제외한 전 작품을 수록했다. 이번에 출간된 1차분은 '농담', '삶은 다른 곳에', '웃음과 망각의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 등 쿤데라의 장편소설 다섯 편이다. 일곱 편의 이야기로 이뤄진 1978년작 '웃음과 망각의 책'에는 격동의 역사에 휘말린 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또 1984년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88년 영화화된 '프라하의 봄'의 원작 소설로 널리 알려지며 국내 독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 전집은 홀수 달마다 한 권씩 추가로 출간돼 2013년 7월 완간될 예정이다. 각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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