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감사관 뺨치는 '익명의 블로거'

해외상장 中기업들 비리 잇달아 폭로<br>"반사이득 위한 수단으로 악용" 지적도

홍콩이나 뉴욕 등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블로거들의 잇따른 비리 폭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블로그 사이트에 특정 기업의 재무 비리 등을 폭로하는 수십쪽의 장문 리포트가 익명으로 올라오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주 '익명의 분석'이라는 이름의 블로그에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계 농업회사인 차오다현대농업이 재무제표를 조작해 회사 돈 4억달러를 빼돌렸다는 글이 올라왔다. 차오다현대농업은 블로거의 비리 제보와 함께 최고 경영진이 특정 펀드 매니저에 회사 기밀을 사전에 유출하는 등 내부자 거래혐의가 적발되면서 결국 홍콩 당국에 의해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징계를 받았다. 알프레드리틀닷컴이라는 사이트에도 익명으로 미국과 캐나다 증시에 상장된 일부 중국 기업의 재무비리를 폭로하는 글이 게재됐다.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계 기업인 푸다석탄의 밍자오 회장은 회사의 주요 사업을 몰래 개인 소유회사로 이전시켰다는 비리가 공개되면서 결국 미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증권거래법 위반혐의에 대한 민사소송을 당했다. 푸다 주가는 비리 폭로 직전 주당 9달러를 넘었으나 이후 급락세를 보이면서 현재는 60센트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기존 투자은행들이 수행하지 못하는 감시역할을 하는 순기능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익명의 블로거 제보가 특정 기업의 비리 폭로 등을 통해 주식 시장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정 기업의 주식을 빌렸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으로 되갚아 이득을 챙기는 주식 공매도 투자자들만 잇속을 챙긴다는 지적이다. 알프레드리틀닷컴측은 익명의 블로그 제보자들이 비리 제보의 타깃이 된 기업의 주식 공매도를 통해 이득을 챙기는 사례가 있긴 하지만 해당 기업의 조사 과정에 드는 비용을 보상받기 위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