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도요타 "품질경영으로 창업정신 복귀"

도요다 사장 취임 1년8개월만에 중장기 비전 공개<br>수익 극대화 전략 벗어나 신흥국시장 공략등나서


대규모 리콜 사태에 시달려 온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의 수장이자 창업가문의 후손인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취임 후 1년 8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하며 자신의 '경영색깔'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도요타가 향후 10년의 경영 방향을 제시하는 중장기 '글로벌비전'을 발표했다고 9일 보도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이사회 축소, 신흥국 시장 강화, 엔고에 대응할 수 있는 수익체질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이번 비전의 실현을 통해 도요타는 2010회계연도 현재 5,500억엔 수준으로 추산되는 영업이익을 2~3년 내에 1조엔 이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부진에서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발표된 중장기비전은 무엇보다 도요타 가문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경영 스타일에 대한 진정한 평가 잣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높은 관심을 모아 왔다. 도요다 사장은 지난 2009년 6월 사장직으로 취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과 미국시장에서 터져 나온 대규모 리콜 사태 등 대규모 악재를 수습하기에 바쁜 실정이었다. 지금까지 도요타의 장기전략은 지난 2007년에 당시 전문경영인 출신 사장이던 와타나베 가쓰아키(渡邊捷昭)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에 따라 작성된 것. 해외 언론과 업계에서는 해외생산 증대와 비용절감 등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전문경영인들의 경영 스타일이 도요타 '품질경영'의 신화를 무너뜨리며 몰락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그런 점에서 장기비전 발표는 도요타 특유의 품질경영과 현장주의 등 도요타 가문의 전통적인 경영원칙으로의 회귀를 주장해 온 도요다 사장이 일련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운 첫 무대라고 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장기비전은 지금까지 도요다 사장이 제시해 온 경영방침을 집대성한 것"이라며 "이사 수를 대폭 줄이는 등 임원 체계를 쇄신함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종전 27명에서 대폭 이사 수를 대폭 감축한 이번 이사회 개혁을 통해 전임 사장이던 와타나베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나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빠지게 됐다. 하지만 이미 금이 가 버린 도요타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와 경쟁사들의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그의 새로운 중장기 전략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현재 중국이나 인도, 브라질 등 도요타가 타깃으로 삼는 신흥국에서 도요타 점유율은 현대자동차나 독일의 폴크스바겐 등에 밀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저가차인 '에티오스'를 내세운 도요타의 공세가 신흥시장에서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 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도요타 이사를 인용, 도요타가 획기적인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려면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포드자동차의 앨런 멀러리와 같은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요다 사장이 멀러리나 잡스가 될 수 있을지, 그의 중장기 전략은 이를 가늠할 좋은 지표가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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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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