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먹구름 부동산시장… 분양권 그래도 "매력"

분양가 하락 가능성 적고 가치 상승 메리트 커<br>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새 아파트 분양권 가격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알짜지역 분양권을 저가로 매입할 경우 향후 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게 전 문가들의 분석이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몰리고 있는 길음·미아 뉴타운 전경.


부동산 시장에서 새 아파트는 분양가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통설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믿음은 최근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정부의 대출규제로 주택 매수세가 사라진 이후 수도권에서도 분양가 밑으로 떨어진 분양권들이 심심치 않게 출몰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건축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에서 일반 분양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적은 것을 고려하면 분양권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보금자리주택처럼 거주 의무나 장기간의 전매제한도 없다. 커뮤니티 시설, 평면, 조경 등의 측면에서 새 아파트는 가치 상승에 대한 메리트도 커지고 있다. 실거주를 목적으로 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권을 산다면 부동산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안정적인 상품임에 틀림없다. 다만 초기에 들어가야 할 자금이 많은 만큼 금융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 각 지역별 분양권 가격과 안정적인 투자지역 등을 조사, 분석했다. 일부 분양가보다 하락… 전매제한도 풀리고… "실수요자 새집마련 기회"
먹구름 부동산 시장… 분양권 그래도 "매력"
수도권 4만가구 전매제한 해제 서울은 미아뉴타운·전농동 등
재개발·재건축 분양권 안정적
청약통장 필요없어 편하지만 초기 부담금 많아 잘 따져야
'분양권 시장은 지금 바겐세일 중' 지난해까지만 해도 천정부지로 치솟던 분양권 가격이 올해 들어 뚜렷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일부 택지지구에서는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분양가 밑으로 떨어진 분양권 마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주택시장이 당분간 침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도 크게 위축된 탓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면 가장 먼저 제값을 찾는 것이 '새 아파트'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특히 이 같은 추세는 아파트 평면은 물론 조경ㆍ편의시설 차별화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투자와 실거주를 모두 고려하는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수도권 전매제한 올해 4만가구 풀린다= 부동산 정보업체 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전매제한이 풀리는 아파트 분양권은 총 4만8,126가구에 이른다. 올해 신규분양이 예정된 단지중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지 않아 계약 즉시 전매가 가능한 물량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현재 전매제한은 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하고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은 단지에서만 적용되고 있다. 수도권 공공택지는 1~5년, 민간택지는 1~3년이다. 지역별로 전매제한이 풀리는 물량을 보면 경기권이 총 3만944가구로 가장 많고 인천이 1만3,410가구, 서울이 3,772가구다. 시기별로는 6~7월, 11~12월에 물량이 몰려있다. 경기권에서는 남양주 별내지구, 파주 교하신도시, 인천에서는 청라지구, 송도지구 등에서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서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은 민간택지 재개발ㆍ재건축 단지 분양이 많았기 때문에 전매제한을 받는 물량 자체가 적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은 단지 가운데서는 광장동 '광장 힐스테이트' 453가구가 오는 10월, 상봉동 '프레미어스 엠코' 497가구가 12월에 전매제한이 풀릴 예정이다. 이달 들어 분양권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 지는 분위기여서 시장에 저가 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실수요자라면 분양권을 취사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지는 셈이다. ◇서울은 재개발ㆍ재건축 분양권이 안정적= 분양권 가격이 하락세라고는 하지만 현재와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묻지마 투자'는 곤란하다. 새 아파트가 앞으로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 해도 수도권 일부 택지지구의 경우 회복 시기가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단은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되는 서울 물량을 중심으로 공략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최근 서울에서도 분양가보다 다소 가격이 떨어진 분양권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입주물량이 크게 몰리고 있는 강북구에서는 미아뉴타운 두산위브 84㎡형이 3억~3억6,000만원 사이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는 3억4,750만원 수준이다. 향과 층이 다소 떨어지는 급매물의 경우 분양가 밑에서도 매물을 잡을 수 있다.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 전농 2차도 111㎡형의 일반 분양가가 5억원 수준이었지만 분양권은 4억7,000만~5억3,000만원 사이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조합원들이 가격을 낮춰 내놓은 매물도 있는 만큼 분양가 수준에 로열층 물건 매입이 가능하다. 입지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흑석뉴타운이나 용산의 경우 아직까지는 분양가 밑으로 떨어진 분양권을 찾기는 쉽지 않다. 흑석한강푸르지오 108㎡형의 경우 7억 1,000만~7억4,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어 분양가(약 7억1000만원)보다는 높은 가격이다. 용산구 효창동 효창 파크푸르지오 109㎡형은 분양가가 6억3,100만원이었지만 분양권 시세는 6억7,000만~7억5,00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흑석동 J 부동산 사장은 "아직까지는 프리미엄 호가가 높은 편이지만 금융비용 정도를 지불하고 살만한 급매물도 이따금 나오고 있어 거래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권의 경우 수도권 북부 파주 신도시, 고양 덕이지구 등에서는 중대형 물량을 중심으로 분양가 보다 최대 5,000만원 이상 떨어진 분양권도 시장에 나와있다. ◇분양권 매매 장단점 신중히 파악해야= 분양권 매매의 가장 큰 장점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재개발 지분 투자처럼 입주가 장기간 늦춰질 위험성도 없다는 것이다. 또 재건축ㆍ재개발 물량을 살 경우 일반 분양보다 층과 향이 좋은 조합원 물량을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초기 부담금이 많다는 것은 단점이다. 일반 분양 물량의 경우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2~3년 에 걸쳐 나눠 내는 방식이지만 분양권 매매는 사실상 집을 통째로 사는 일시불 방식과 유사하다. 대개 조합원 물량을 사들일 경우 조합원이 보유하고 있던 주택의 감정가에 달하는 금액과 이주비, 프리미엄 등을 한꺼번에 지급해야 한다. 매물의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순 있지만 중도금과 같은 잔금을 승계 받아 납부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매매 과정이 다소 복잡하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올해 경제자유구역 등에서 대규모 분양권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물량 쇼크가 시장에 반영되지는 않았다"며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입지 등을 꼼꼼히 따져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