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스마트슈머의 진화… 플레이슈머 잡아라

직접 체험하고 즐기며 구매<br>체험 공간·맞춤형 서비스 등 업체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

직장인 이민영(31)씨는 백화점의 크리니크 화장품 매장에 가면 핑크색 팔찌를 찬다. 컨설턴트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고 혼자 둘러보기를 원한다는 표현이다. 그는 "신제품을 구경만 하고 싶을 때가 있어도 직원들의 과잉 친절이 부담스러워 매장에 들어가는 것을 꺼렸지만 이제는 편하게 둘러보고 필요할 때 직원의 조언을 받는다"고 말했다.

서비스 직원의 도움 없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즐기며 구매하는 이른바 '플레이슈머'를 잡으려는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넘쳐나는 제품 정보를 미리 꼼꼼히 파악하고 구매하는 스마트슈머가 플레이슈머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급부상한 플레이슈머의 성향을 간파한 크리니크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 매장인 '서비스 애즈 유 라이크 잇'을 운영하고 있다. 컨설턴트의 풀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 혼자 둘러보기를 원하는 고객,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구분해 고객들이 자신의 소비 형태에 따라 3색의 팔찌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뷰티&헬스 스토어 '디셈버투애니포'는 설립 초기부터 플레이슈머를 염두에 두고 매장 인테리어를 시공했다. 직원을 두지 않는 '셀프 메이크업 서비스존'을 마련, 고객들은 화장용품을 자유자재로 시연할 수 있으며 최근 인기 상품과 고객들의 투표로 선정된 아이템을 모은 '투애니포 랭킹존'을 만들어 쇼핑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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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 전문매장인 '컨시어지'는 철저히 체험형 매장이다. 컨시어지는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업종 특성상 플레이슈머 트렌드를 반영해 부담 없이 놀이처럼 쇼핑을 즐기게 하면서도 고객이 원할 때는 일대일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운영 원칙을 갖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객 대부분이 얼리어답터여서 구매 정보가 풍부하기 때문에 직원 도움이 필요할 때만 직원을 투입한다"고 말했다.

SPA(제조ㆍ유통 일괄화의류) 브랜드 매장도 플레이슈머들의 놀이터로 통한다. 대부분 SPA브랜드가 자유로운 쇼핑 환경을 가진 유럽 브랜드이다 보니 SPA브랜드 숍에서는 고객이 직원을 찾기 전까지는 밀착 서비스가 없는 게 특징이다. 토종 SPA브랜드인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수입 SPA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평균 15석의 소파나 의지를 비치해 휴식을 곁들인 쇼핑을 유도하고 있다. 고객들이 스스로 제품을 고르고 코디네이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매장 내 거울도 타 매장 대비 3배의 수량을 설치했다.

권오향 에잇세컨즈 디자인담당 전무는 "스트레스에 지친 고객들이 가능한 편안한 환경에서 패션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브랜드 철학"이라며 "부담 없이 눈요기 쇼핑ㆍ펀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는 브랜드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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