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주친화정책 강화·외국계 자본 배당 압박 등 이슈로

■ 다음주 정기주총 돌입… 관전 포인트는

삼성전자·현대차 자사주 매입 여부 촉각

넥슨-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격화 조짐

연기금 역할 확대·정관변경도 주요 변수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17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열린다. 이번 주총에는 상장사들의 주주친화 정책 강화 움직임과 외국계 자본의 배당압박 등이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036570) 등 일부 기업의 경영권 분쟁이 어떻게 결론 날지도 주목되며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역할 확대, 정관변경 등도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가 주주친화 정책의 지속적 추진을 천명한 만큼 이번 주총에서 배당확대 및 자사주 매입 등 관련 정책을 내놓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올 들어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이라며 배당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1만3,8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41.3% 늘렸고 현대차도 1,950원에서 3,000원으로 53.8% 올렸다.


최근 국내 증시에 부는 배당확대 분위기를 타고 외국계 자본의 배당압박 요구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보유 현금에 비해 투자 규모가 작은 소형 상장사를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인포바인의 지분 4.9%를 보유 중인 홍콩계 헤지펀드 아센더캐피털은 주총 때 주주제안을 통해 배당확대를 요구할 예정이다. 인포바인의 주식 9.3%를 보유해 주요주주에 올라 있는 피델리티펀드도 배당확대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헤지펀드 SC펀더멘털은 자동차 부품사 모토닉에 배당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KT 계열사 KTcs에는 배당확대와 외부 감사 선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밖의 삼아제약(009300)·삼호개발(010960)·삼성공조 등의 외국계 주주들도 배당확대 등의 주주제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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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인 기업들도 눈에 띈다. 넥슨은 최대주주 지분을 앞세워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권 간섭에 나섰다. 엔씨소프트의 지분은 넥슨이 15.9%로 가장 많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9.9%로 2대 주주다. 넥슨은 지난달 27일 경영참여를 선언한 데 이어 넥슨 측 인사의 이사 선임과 자사주 소각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전달하면서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엔씨소프트가 넥슨 측 이사 선임 요구 등 넥슨의 경영참여 요구를 사실상 거부해 다음달 열리는 주총에서 지분 싸움 등으로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녹십자(006280)는 지난 6일 일동제약(000230)에 주주제안서를 발송해 다음주 주총에서 녹십자가 추천하는 이사선임을 요구했다. 녹십자의 이러한 제안을 두고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녹십자는 현재 일동제약 주식의 29.36%를 확보해 일동제약 오너 일가인 윤원영 회장 등 최대주주(32.52% 보유)에 이은 2대 주주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조금씩 사모아 11.27%의 지분을 확보해 기존 경영진의 지분율 9%를 뛰어넘은 신일산업(002700)에도 비상이 걸렸다. 다음달 주총에서 주인이 바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움직임도 올 주총 시즌에 주목해야 할 변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총 268개에 달한다. 신한지주·KB금융·하나금융지주·KT·포스코·네이버 등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상장사도 6개에 이른다.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시장의 눈이 쏠리는 이유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롯데그룹 계열사, 한진칼, 에쓰오일 등 대기업들의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올해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국내 투자 기업의 주총 안건에 대한 분석작업을 외부 기관에 의뢰하기로 결정하는 등 내부적으로 의결권 강화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외부 기관을 선정해 주총 안건에 대해 대규모 자문을 받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상장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정관을 변경하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아이리버(060570)는 다음달 20일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식료품 제조 및 판매업 △주류 판매업 △공연시설 운영 및 문화센터 운영업을 추가한다. 녹십자홀딩스도 같은 날 열리는 주총에서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정관변경이 통과되면 녹십자홀딩스는 포스코건설과 함께 토지 3만6,056㎡ 에 판상형 구조의 공동주택 1,219가구를 짓는다. 반도체 부품업체 엘티에스(138690)도 오는 27일 주총에서 △여행사 및 기타 여행보조 서비스업 △관광숙박업 △도소매업 등 대형 종합 소매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안을 논의한다. /연승·서민우·박준석 기자 yeonv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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