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화장품 아줌마 대신 남성 뷰티 컨설턴트… 방판 탈불황 묘수 찾기 골몰

백화점 온라인 공세에 차별화로 맞불 작전<br>고가 샘플 대량 증정… 물량작전 영업도 성행

13일 코리아나화장품 역삼뷰티센터에서 남성 뷰티 카운셀러가 여성 고객에게 추천 상품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다. /사진제공=코리아나화장품

화장품 방문판매가 불황의 깊은 골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각종 묘안를 짜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강조하는 백화점과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오픈마켓의 공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케팅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사 방판 조직은 남성 카운셀러들을 활용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한편 일각에서는 고객이 구입하는 정품 가격 대비 용량 기준으로 2~3배 이상 값어치를 하는 샘플을 대량으로 사은품 형식으로 증정하며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뷰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나화장품은 올해부터 20대 중후반 남성 카운셀러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참신한 영업방식으로 여심을 공략하고 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화장품 영업에 뛰어든 사회생활 초년생부터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전직 권투선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력의 남성 카운셀러들이 여성 고객들에게 이성의 관점에서 전할 수 있는 메이크업 조언에 초점을 두는 등 차별화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의 한 관계자는 "많은 여성들이 남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화장에 공을 들인다는 점에서 남성 카운셀러만이 제공할 수 있는 뷰티 팁이 있다"며 "여성 고객들이 처음에는 낯설어 하지만 나중에는 연애 상담을 할 정도로 익숙해져 일부 뷰티센터에서는 남성 카운셀러들이 매출 상위권을 기록할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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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 증정 공세를 통해 부진한 영업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방판 카운셀러들도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공연히 방판 상품 구입 후기가 입소문을 타고 돌고 있는 가운데 한 화장품업체 방판 카운셀러가 정가 12만원 상당의 자사 브랜드 상품 2종을 구입한 고객에게 동일 브랜드의 샘플을 무려 350개나 사은품으로 제공했다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사은품으로 제공된 샘플을 정품 대비 용량으로 가격을 환산한 결과 60만원어치에 달했다는 게 후기 작성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이 같은 방판 카운셀러들의 '배보다 배꼽이 큰'샘플 마케팅으로 인해 중고 상품 거래 카페 등지에서는 화장품 정품 공병까지 거래되고 있다. 방판으로 받은 샘플을 정품 공병에 넣어 '제 값 주고 산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싶다는 이들이 많아진 결과다. 또 일부 방판 카운셀러들은 택배 상자 안에 과자와 편지 등을 넣어 자신을 고객들에게 각인시키기도 한다. 이들은 '초코송이 방판', '초코칩 방판','슈슈 방판' 등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방판 방식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리딩 업체일수록 더욱 눈에 띄는 현상이라 회사측에서는 이들의 영업방식을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회사에서 무료제공하는 샘플 이외에 카운셀러가 별도로 매입한 샘플을 소비자들에게 미끼상품으로 주는 구조여서 단기 매출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브랜드 가치나 타 유통 채널과의 형평성 등의 측면에서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박 샘플'을 제공하는 카운셀러들의 행동을 제재할 수단은 없다.

한편 1960년대부터 시작된 화장품 방판은 지난해 말부터 눈에 띄게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3ㆍ4분기 매출을 보면 백화점ㆍ방판ㆍ할인점ㆍ면세점ㆍ인터넷 등 다양한 유통채널 가운데 방판만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다. 방판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올 1ㆍ4분기 31%에서 2분기 28%, 3분기 25%로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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