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원전은 현재·미래 잇는 '징검다리 에너지'

■원자력 딜레마 (김명자 지음, 사이언스 북스 펴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자력 에너지의 미래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한 사건이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자력 에너지가 단순히 한 국가의 일이 아니라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고 원자력 에너지의 존폐 논란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역시 원자력 에너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당장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짓는 데에도 20년 가까이 우왕좌왕했고 설계 수명에 이른 원자로의 수명 연장 문제는 물론이고 2016년이면 포화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즉 사용 후 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국민적 공론화는 커녕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합의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 산업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분석한 책을 낸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스스로 이 책을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의 관점에서 쓴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의 입장에서 원자력 에너지 문제가 어떻게 다가오며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가야 하는 지 풀어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풀어낸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성찰은 스페셜리스트 못지 않게 넓고 신중하다. 그는 우선 원자 폭탄에서 시작된 원자력의 과학사적ㆍ문화사적 의미를 정리해 대중이 가진 원자력 공포의 기원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또 원자로를 가동하는 30개국을 분석해 글로벌 원자력 산업의 배경과 현황을 짚어보고 우리나라 원전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한다. 저자에 따르면 원자력 에너지는 '녹색 에너지'도, 그렇다고 폐기해야 할 대상도 아니다. 원자력 에너지는 한계와 필요성이 공존하는 것으로, 지속 불가능한 에너지 체제를 가진 현재와 신재생 에너지를 갖게 될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 에너지'라는 것. 따라서 원자력 에너지를 대하는 자세로 그는 결정-발표-옹호를 하는 현재의 정책 추진 방식을 버리고 시민 사회와 정부, 원자력 사업가가 함께 결정하고 추진하는 거버넌스를 도입하면 원자력 에너지의 효율적 운용에 대한 답이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원자력을 현재와 미래를 이어 줄 징검다리 에너지로 끌고 갈 '에너지 리더십'이야 말로 원자력 딜레마를 풀 핵심 열쇠라는 주장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정책 당국자와 전문가뿐 아니라 원자력에 비판적인 시민 단체까지 모든 관련 주체에게 기본 자세와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전 정책에서는 신뢰가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후쿠시마 이후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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